'교육감 배우자'에서 울산교육 수장 된 천창수

하인식 2023. 4. 6.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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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교육감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천창수 당선인(사진)은 노동 운동 이력의 평교사 출신으로서 아내 고 노옥희 교육감에 이어 울산교육 수장을 맡아 교육 철학을 펼치게 됐다.

천 당선인은 1958년 경남 김해에서 태어나 김해 합성초등학교, 김해중학교, 부산고등학교, 서울대 사회교육과를 졸업했다.

울산 진보 시민사회단체와 노동계는 공석이 된 교육감 후보로 천 당선인을 추대했고, 그는 고심 끝에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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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노동운동 이력 평교사 출신…아내 고 노옥희 교육감 이어 당선


울산시교육감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천창수 당선인(사진)은 노동 운동 이력의 평교사 출신으로서 아내 고 노옥희 교육감에 이어 울산교육 수장을 맡아 교육 철학을 펼치게 됐다.

천 당선인은 1958년 경남 김해에서 태어나 김해 합성초등학교, 김해중학교, 부산고등학교, 서울대 사회교육과를 졸업했다.

천 당선인은 대학생 시절 학교 근처 신림동 달동네에서 야학 교사를 맡아 1주일에 3일 이상 아이들을 가르쳤다.

1978년에는 박정희 유신 체제를 비판하는 유인물을 광화문에서 배포하다 체포돼 고문당하고,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징역 1년 형을 선고받아 영등포구치소 독방에 수감됐다.

학교에서는 제명 처분을 받았다.

천 당선인은 유신 체제가 막을 내린 후 1980년 3월 복학했으나, 1982년 졸업 후에도 안기부의 조치로 교직 발령이 나지 않았다.

사립학교나 일반 기업 취업길도 막혔다.

이에 천 당선인은 직업훈련원에 원서를 내고 합격해 전기기능사 자격증을 땄고, 1983년 훈련원 추천으로 현대중전기에 입사했다.

입사 후 직장에 순조롭게 적응했지만, 현장의 노동 환경은 열악했고 동료들과 현장 문제 해결을 고민하는 소모임을 만들었다.

1984년에는 대형 산재를 당한 제자의 사건을 계기로 졸업생들의 노동 실태 조사를 하던 노 교육감(당시 교사)을 만나 도움을 주며 가까워졌고, 1989년 결혼했다.

그러나 천 당선인은 한 해 전인 1988년 노동조합이 만들어지고 임금 협상과 단체 협약이 타결되지 않으면서 파업이 길어진 끝에 해고당했다.

이후 천 당선인은 역시 해직된 상태였던 노 교육감과 함께 어려운 생활을 유지하면서도 노동 운동을 멈추지 않았다.

천 당선인은 2002년 20년 만에 교사 발령을 받아 서울 신림고에서 1년 근무를 하고, 다음 해 가족이 있는 울산으로 전출 왔다.

이후 19년 동안 평교사로 근무했다.

교사로 근무하면서도 북유럽교육복지연구회 활동을 하며 교육 선진국의 교육 거버넌스, 학교 공간, 교육 과정, 교육 복지, 교육 법제, 미래교육 등을 연구하고, 울산교육 의제 발굴 연구를 통해 지역 교육에 접목할 수 있는 정책과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퇴임 후에는 어려움에 처한 학생을 지역사회가 함께 지원하는 교육복지이음단 활동을 통해 느린 학습자를 돕기도 했다.

천 당선인은 지난해 12월 평생 친구이자 동지였던 노 교육감이 갑작스럽게 별세하는 아픔을 겪었다.

울산 진보 시민사회단체와 노동계는 공석이 된 교육감 후보로 천 당선인을 추대했고, 그는 고심 끝에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천 당선인은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을 표방한 노 교육감의 교육 철학과 정책을 계승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출마 기자회견에서 "이제 겨우 꽃을 피우기 시작한 울산교육이 반드시 열매를 맺어야 한다는 간절함과 다시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게 해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이 자리에 섰다"며 "울산교육은 중단없이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공교육의 표준, 모든 아이가 행복한 전국 최고의 교육도시 울산을 만들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천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맞춤형 학습 지원 체계 확립, 촘촘한 교육 복지를 통한 질 높은 공교육 실현, 디지털 기반 교육 시스템 구축, 아이 키우기 좋은 교육도시 울산 조성 등을 약속했다.

그는 노 교육감과 마찬가지로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나 본인 스스로는 "교육을 진보와 보수의 이분법 구도로 나누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타 후보의 진보 후보 단일화를 거부하기도 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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