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SMR 국가산단 유치…세계 원전수출시장 선점 기대

2023. 4. 6.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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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에 들어서는 SMR 국가산업단지 조감도.[경주시 제공]

[헤럴드경제(경주)=김병진 기자]경북 경주가 역사문화도시 기반 위에 원전 중심의 과학산업도시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5일 경주시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SMR(소형모듈원자로) 국가산업단지 최종 후보지로 확정, 이에 따라 사업비 3966억원을 투입해 오는 2030년까지 경주 문무대왕면 일원에 세계 원전시장을 공략할 150만㎡ 규모의 SMR 국가산단을 조성한다.

SMR 국가산단은 국내 소형모듈원전 연구개발의 요람이 될 문무대왕과학연구소와 연계한 특화사업으로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소형모듈원자로(SMR, Small Modular Reactor)는 300MW이하의 발전용량으로 기존 대형원전 대비 안전성을 높이면서도 모듈형 구성을 통해 경제성을 높인 소형 원자로다.

수소생산과 해양,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최적의 발전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초기 투자비가 적고 건설 기간이 짧아 자금회수도 빠르며 기술발전에 따라 경량화와 발전용량 증가도 가능하다.

지난 2021년 7월 착공한 문무대왕과학연구소는 SMR 혁신제조 클러스터 기반구축을 목표로 조성했으며, 경주시는 이를 실현한 'SMR 국가산단' 조성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SMR 국가산단이 차세대 원전의 주요 부품과 기기 모듈 생산 시설을 갖출 경우 고용창출을 통한 실질적 경제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경주시는 지난해 10월 국토부에 신규 국가산단 후보지 선정 제안서를 제출하고 현장실사, 전문가 종합평가, 산업입지 정책심의위원회 심의 등 까다로운 심사과정을 거쳤다.

특히 평가과정에서 가장 큰 관건으로 알려진 입주수요 확보를 위해 전국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홍보에 나서면서 대기업을 포함한 225개 기업에 275만㎡의 입주수요 면적을 확보하는 고무적인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9월 SMR 국가산단 유치를 위한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을 시작으로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4개 기관과 차세대 발전시스템 '초임계 CO2 발전 기술' 업무협약, 10월에는 포항공과대학교 및 한수원 등 6개 기관과 '경주 SMR 국가산단 유치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올해 2월에는 대형해운사 HMM, 장금상선 등 9개 기관과 '원자력 추진 선박?해양시스템 기술개발' 업무협약을 맺는 등 다양한 유관기관과 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해 SMR 시장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경주시 문무대왕면 동경주 IC 부근 일원에 소형모듈원자로(SMR) 국가산업단지를 2030년까지 조성한다.

이곳에서는 SMR 연구개발 및 생산 국가혁신클러스터를 기반으로 통합형 제조와 미래 혁신원자력산업 플랫폼을 차별화한 산업생태계를 만들 계획이다.

문무대왕과학연구소의 소형모듈원자로 연구개발과 연계해 소형모듈원자로 제조,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을 육성하고 관련 기업의 집적화를 통해 국가 차세대 원자력 산업의 핵심거점으로 육성한다.

산업단지에는 원자력?전력산업, 원전해체, 연구개발서비스 등 핵심 23개 업종과 그린에너지, 소재부품, 전기설비를 비롯한 연관 29개 업종이 입주한다.

경제적 파급효과도 상당하다. 최근 경주시가 연구용역을 통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SMR국가산단을 통해 유발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생산유발효과 7300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3410억원, 취업유발효과 5399명이다. 산단 조성 후 가동 시에는 생산유발효과 6조7357억원, 취업유발효과 2만 2779명에 달한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경주는 6기의 원전,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원자력환경공단 본사, 중저준위방폐장에다 문무대왕과학연구소를 비롯해 중수로 해체기술원과 SMR 국가산단까지 들어서는 명실상부한 원자력 산업 메카도시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국가산단 지정 후 완공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예비타당성조사, 환경영향평가, 관계부처 협의 등의 행정절차는 가장 먼저 이뤄져야할 절차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31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국가산단 후보지 관련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범정부 추진단 Kick-off 회의를 개최했다.

경주시는 올 상반기 안에 LH 등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사업시행자 선정 협의를 신속하게 진행한 후 내년도 상반기까지 예비타당성 신청을 비롯해 입주기업 유치 등을 병행할 예정이다. 이어 산업단지 신청·승인 후 2026년 공사 착공을 목표로 모든 행정절차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주낙영 시장은 경주 국가산단 후보지 지정 이튿날인 지난 16일부터 체코 트레비치시를 방문해 원전 세일즈에 나서기도 했다. 한수원 본사와 원전을 보유한 도시의 시장이 직접 K-원전의 안전성을 홍보해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전 수주에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SMR은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주력 산업의 침체로 위기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 경제를 도약시킬 구원투수이자 새로운 성장 동력"이라며 "향후 후속조치도 속도감 있게 추진해 지역 혁신성장을 선도하는 산업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bj765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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