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업계관행’ 변명으로 일관한 유통 플랫폼의 거래액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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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신생 유통 플랫폼이 지난해 거래액으로 밝힌 수치다.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실시간 방송 판매(라이브커머스) 플랫폼 '보고플레이'의 거래액은 지난해 2300억원, 정산대급 지급 불가를 선언한 숏폼(짧은 길이의 동영상) 리뷰 커머스 애플리케이션(앱) '하우스앱'의 지난해 거래액은 1000억원이었다.
그간 플랫폼들은 총거래액을 기준으로 발표하는 것에 대해 "업계 관행"이라는 변명으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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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액 2300억원과 1000억원’
두 신생 유통 플랫폼이 지난해 거래액으로 밝힌 수치다.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실시간 방송 판매(라이브커머스) 플랫폼 ‘보고플레이’의 거래액은 지난해 2300억원, 정산대급 지급 불가를 선언한 숏폼(짧은 길이의 동영상) 리뷰 커머스 애플리케이션(앱) ‘하우스앱’의 지난해 거래액은 1000억원이었다.
두 곳 모두 1000억원이 넘는 거래액을 달성했음에도 협력업체에 정산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했다. 보고플레이 입점 업체 615곳이 받지 못한 물품 대금은 336억원이었다. 1억원 이상 대금을 정산받지 못한 업체도 77곳에 달했다. 하우스앱 역시 피해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정산을 지급받지 못한 업체가 600곳 이상, 지난달 초 기준 부채가 2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거래액을 내세워 무리하게 입점 업체를 늘리고, 초저가 및 쿠폰 뿌리기 정책을 고수하다 현금성 자산이 바닥나 정산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결국 감당이 안 되자 판매 중단을 통해 아직 포인트 등을 사용하지 못한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줬다.
외부에서 내부 상황을 알기 어려운 상황 속 비상장 유통 플랫폼이 즐겨 발표하는 지표는 ‘거래액’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처럼 감사보고서 지표에 적혀있는 것도 아니고, 현금 흐름에 대한 설명도 필수가 아니다. 자체적으로 집계하는 수치이기에 꼼꼼한 감사 및 실사 등의 과정이 없다면 크게 문제 삼지 않고도 당장은 넘어갈 수도 있다.
영업이익을 곧장 내기 어려운 스타트업이나 플랫폼 사업의 경우 총거래액(GMV)으로 눈속임을 하기도 한다. 고객이 구매 확정 버튼을 누르고 기업의 현금자산으로 확정되는 기준인 실거래액 대신 자체적으로 집계해 발표하는 것이다.
총거래액은 취소, 환불, 반품 등 실질적으로 수익이 돌아오지 않는 부분까지 거래액에 포함한다. 이를 악용하기로 마음만 먹으면 거래액 ‘뻥튀기’도 충분히 할 수 있다.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들뿐만 아니라 29CM, 브랜디 등 패션 플랫폼과 발란, 머스트잇, 트렌비와 같은 명품 플랫폼도 총거래액을 기준으로 거래액을 밝혀왔다.
총거래액과 실거래액 기준이 1000억원 넘게 차이나 이를 번복한 사례도 있었다.
무신사가 운영하는 29CM는 지난 1월 2022년 연간 거래액이 전년 대비 80% 신장한 60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29CM는 한 달 뒤 구매 확정 기준 실거래액이 4878억원이라고 정정했다.
그간 플랫폼들은 총거래액을 기준으로 발표하는 것에 대해 “업계 관행“이라는 변명으로 일관했다. 다른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자칫 점유율과 순위 등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수치들이 기업 자체 집계 기준이라 언론이나 투자자, 소비자가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기업이 출처와 기준 등을 명시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검증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다.
레고랜드발 채권사태, SVB(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로 인해 투자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당장 총거래액, 점유율 등을 왜곡시켜 기업이 계속 ‘잘 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다.
꼼수를 통해 시장을 속인다면 제2의 보고플레이, 하우스앱과 같은 사태가 도래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진실은 언제나 밝혀지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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