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연 순천만, 빛 창현 국가정원…‘엄지척’ 박람회&‘인기짱’ 순천여행[투어테인먼트]

강석봉 기자 2023. 4. 6.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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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31일까지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열려
‘정원에 삽니다’란 주제…국제원예생산자협회 공인 박람회
순천시 저전동 마을정원도 산책코스로 인기
순천 여행에 ‘타임슬립’ 낙안읍성도 뺴놓을 수 없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정원 드론샷. 사진제공|트래블팀


막아서 순천을 지킨 역사는, 열어서 순천을 지킬 서사를 예비한다. 700년 전 1397년 왜를 막기 위해 의병 김빈길이 순천에 토성을 쌓았다. 400년 전 1626년 군수로 부임한 임경업은 그것을 석성으로 중수했다. 낙안읍성은 그렇게 오늘에 이른다. 10년 전 순천만은 정원을 열기 위해 첫 삽을 떴다. 이제 정원에 더불어 살기 위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두 번째 프로젝트가 애드벌룬을 높이 띄웠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드론샷. 사진제공|트래블팀


정원 채운 순천, 정원 채울 공생




꿈 그린 세상이 전라남도 순천만에 펼쳐졌다. 지난 1일 개막한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이르는 말이다. 이 박람회는 오는 10월 31일까지 ‘정원에 삽니다’를 주제로 열린다. 이번 박람회는 2013년 순천시가 국내에 국제정원박람회를 처음 선보인 이후, 10년 만에 두 번째로 개최하는 AIPH(국제원예생산자협회) 공인 박람회다.

2013년에 순천만 습지 보존을 위한 에코 벨트를 만들었다면, 올해는 도심 깊이 정원의 영역을 넓혔다. 국가정원과 습지권역, 도심권역과 경관정원까지 포함하면 전체 규모만 165만 평에 달한다.

가든스테이 캐빈동


이번 박람회는 열 가지 빅체인지 콘텐츠를 포함하고 있다. 저류지 정원모델인 오천그린광장, 아스팔트 도로가 푸른 정원이 된 그린아일랜드, 조세를 거둬 바다를 통해 서울로 보내던 옛 해룡창의 역사적 의미를 담은 국가정원뱃길과 정원드림호가 첫 공개 된다.

그린아일랜드.


국가정원 권역에는 미래 정원의 모습을 보여줄 시크릿가든·국가정원식물원과 정원을 만들었다. 이곳에는 구경하는 곳에서 머무는 곳으로 바꾼 가든스테이 ‘쉴랑게’가 있다. 도심과 정원에 걸친 어싱길은 15㎞에 달한다. ‘어싱’은 지구와 우리 몸이 연결되었다는 의미로, 이 길에선 맨발로 걸을 수 있다. 야간경관은 물론 동천엔 ‘물 위의 정원’도 펼쳐진다.



도심서는 매주 문화공연 줄이어




정원에서 박람회가 열린다면, 도심 곳곳에선 오감만족 문화박람회가 열린다. 매주 금·토요일 저녁 오천그린광장에서는 박람회 공식 주제공연이 열리며, YB밴드 콘서트, 펭수팬미팅, 트로트한마당, 강변가요제 등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기획공연이 매월 준비되어 박람회에 열기를 더한다.

어싱길. 사진제공|순천시


또 즐거움과 건강을 함께 챙길 수 있는 어싱길 걷기, 요가·명상·태교 등의 웰니스 체험 콘텐츠가 준비돼 ‘매월 축제가 있는 박람회’라 불릴 정도다. 월별 이색 페스타(반려견, 치맥, 호러 등)가 개봉박두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이외에도 대한민국정원산업박람회·국제농업박람회 등 굵직한 행사들이 정원박람회 기간에 순천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반려인 1500만 시대에 걸맞은 반려동물 특화 편의 서비스도 제공된다. 국가정원 서문 입구의 ‘반려견’ 놀이터는 전문가가 상주하며 최대 세 시간까지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반려동물 등록과 예방접종을 완료하고 1일 전까지 예약해야 한다. 더불어 박람회장 곳곳의 턱을 없애 누구에게나 열린 무장애 정원으로 진입장벽을 낮췄다.

오천그린광장의 야간경관. 사진제공|순천시


박람회 이후 순천은 세계적인 생태수도 도약을 위한 더 큰 그림을 그린다. 해양국가정원 조성, 국가정원과 도심을 잇는 가칭 정원가도 프로젝트로 정원도시를 완성할 계획이다.

저전동 틈새 채운 마을 정원


저전동 마을정원.


순천시 저전동은 옛날 종이를 만드는 닥나무 밭이 있었다. 저(楮)자는 종이를 만드는 닥나무를 뜻한다. 그래서 마을 이름도 저전이라고 했다. 저전동엔 역사가 100년을 훌쩍 넘긴 순천남초등학교와 저전성당도 있다. 그 자체로 이야기가 넘칠 공간에 소박한 마을정원까지 자리했으니, 저전동 동네한바퀴는 소박한 힐링 산책이 되고도 남음이 있다.



이를 통해 비타민정원&저전나눔터→빗물가로정원→숲먹거리정원→건강힐링정원→ 남승룡메모리얼정원 등을 돌아볼 수 있는데, 약 5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마을 정원에 대한 해설 외에도 정원 잘 가꾸는 비법 등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정원 이야기를 정원주로부터 들을 수도 있다. 마을정원 조성은 빈집을 활용해 마을호텔(3개소)과 셰어하우스(4개소) 등을 세우는 일로 이어졌다, 이와 더불어 순천철도마을 박물관에서는 근대사의 일면을 살필 수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다. 순천의 맛집으로는 보리굴비를 맛깔나게 내오는 해강과 남도정식이 군침을 돌게 하는 향토정 등이 있다. 순천역 근처의 흥덕식당은 불고기 전골이 맛있다.



순천 여행의 감초, 타임슬립 여행지의 왕초…낙안읍성


낙안읍성 모습. 멀리 보이는 산은 오봉산.


순천까지 와서 낙안읍성을 빼놓고 가면 섭섭하다. 낙안읍성은 객사와 동헌, 마을의 구성까지 조선시대 계획도시의 전형을 보여주는 민속마을이다. 사람이 그 곳 그 집에서 살고 있다. 한때 200여 가구가 거주했지만 지금은 그 절반 정도만 산다. 부동산도 거래가 된다고 하니 신기할 따름이다. 조선시대 풍경을 그대로 간직한 마을이라 사극이나 영화의 무대로도 등장할 때가 종종 있다.

동문 밖 낙풍루로 올라 마을을 휘두른 석성을 따라 걸으면 죽림의 바스락거림이 귀를 간질인다. 그렇게 조금만 가면 서문에 이르는 계단 앞에 낙안읍성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포토존이 나온다.

낙안읍성 전경.


낙안읍성이 가장 근사한 모습을 보여주는 때는 동틀 녘이다. 마을 어귀에서부터 한 집 두 집 초가지붕 사이로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고 멀리 오봉산 산등성이 너머로 아침 해가 천천히 얼굴을 드러내는 모습은 역으로 ‘이 세상 풍경’이 아니다.

방문객은 길쌈, 풀무질, 그네 타기, 천연 염색, 국악기 연주 등을 체험할 수 있고, 초가 민박에서 하룻밤 묵어갈 수도 있다. 읍성은 동서로 긴 직사각형 모양으로, 동·서·남쪽에 각각 성문이 있고 마을 북쪽에는 객사, 동헌, 내아가 나란히 자리한다. 객사는 한양에서 내려온 관리들이 묵는 숙소, 동헌은 군수 집무실, 내아는 안채다. 객사 뒤에는 이순신 장군이 심었다는 푸조나무가 있고, 동헌 앞에는 ‘납월매’라 부르는 홍매 한 그루가 있다. 저잣거리 터에서는 음식을 즐길 수도 있다. 한마디로 제대로된 타임슬립 여행지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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