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도 진료하는 ‘달빛병원’?…주말엔 문 닫고, 약국도 없어
[앵커]
밤 늦게 아이가 아파도 걱정을 덜 수 있도록, 정부는 야간에도 진료하는 이른바 '달빛 어린이 병원' 확대 계획을 내놨었는데요.
하지만 지금도 제대로 운영되는 곳이 많지 않아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원동희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병원, 밤 9시가 넘은 시각에도 문을 열었습니다.
["아 해봐~ 우와 엄청 잘하네~"]
야간에도 환자를 치료하는 달빛 어린이 병원입니다.
환자들에겐 도움이 되지만, 병원은 재정적 부담을 호소합니다.
[최용재/달빛어린이병원 원장 : "환자 한 명당 9,500원 정도 혹은 1만 원에서 오락가락하는 그런 달빛 수당을 받고 있는데요, (10명 정도 되는 직원들) 수당을 다 커버할 수가 없습니다."]
이렇다 보니 달빛어린이병원은 전국에 40곳도 채 되지 않습니다.
이마저도 토요일 야간 진료가 가능한 곳은 9곳, 일요일과 공휴일 밤엔 5곳뿐입니다.
평일 밤이라고 해도, 밤 11시까지 진료하도록 한 지침을 제대로 지키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서울 달빛어린이병원/음성변조 : "진료 보시려면은 10시 20분까지는 오셔야 되시는데 마감하는 시간이 있어 가지고."]
상태가 심각해도 수액 치료나 입원은 불가능한 곳이 대다수입니다.
[대전 달빛어린이병원/음성변조 : "간호사 선생님도 이제 퇴근하셔가지고 검사나 주사 이런 건 다 안되세요."]
문 연 약국을 찾는 것도 문제입니다.
이곳은 바로 위층 달빛어린이병원과 함께 운영하기로 한 협력 약국입니다.
위에선 진료가 한창이지만 약국은 먼저 문을 닫았습니다.
[신지영/경기도 의정부시 : "남편 차로 이제 (약국까지) 왔는데 네비게이션이 위치를 알려주는데 길도 막혀있고 해서 너무 불편했거든요."]
약국 역시 환자 한 명당 2천 원대 야간 수당만 받으며 어린이 환자를 기다리는 건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
[최장실/OO약국 운영 : "가루를 다 갈아야 하고 이러니깐 만약에 100명을 보는 약국이라면 어린이 환자는 30~40명밖에 볼 수가 없잖아요 그만큼 일이 많으니깐."]
정부가 어린이 응급 의료 체계를 손보겠다며 달빛어린이병원을 100개로 늘리겠다고 발표했지만,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박양동/대한아동병원협회장 : "이 상황이 계속 간다면 아마 상당수의 달빛 병원에서는 더이상 운영하지 못 하는 상황이…."]
복지부는 수가 인상과 지원금 지급 등을 의료계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원동희입니다.
촬영기자:김현민/영상편집:이상미/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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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희 기자 (eastshi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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