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구속, 국가 정신적피해 보상책임 인정

외신이 촬영한 5·18 당시 전남도청 진압 후 모습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유인물을 배포한 혐의로 구속됐던 사람의 정신적 고통에 대해 1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기존 형사보상금과 생활지원금, 위로금 등과 별개의 보상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34단독 홍은기 판사는 이우봉씨와 가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위자료 소송을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이 씨는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고등학생으로 전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유인물을 배포했다가 구속됐다.

이번 배상금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소송으로 이씨가 약 4900만원, 이씨 아버지가 1200만원, 이씨의 형제자매 5명이 각각 900여만원 등이다. 이씨는 앞서 올해 1월 형사보상금 8000여만원 지급 결정을 받았고, 1994년에는 광주민주화운동 보상법에 따라 생활지원금과 위로금 등 4000여만원을 받았다.

당시 이씨는 유인물을 출판해 계엄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구속됐다. 1심에서 장기 9개월 단기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이후 1981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이후 이씨는 재심을 청구해 2021년 서울고법에서 무죄를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이씨와 가족은 국가의 불법행위로 피해를 봤다며 총 1억2000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위헌 무효가 명백한 계엄포고령 제10호에 따라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규정하는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원고를 강제로 체포해 구금했고 원고는 266일 동안 구금된 채 구타와 가혹행위를 당했다”며 국가의 책임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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