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다닐거면 설거지 해”…선 넘은 ‘퇴직 종용’
[앵커]
수도권의 한 대형 카페에서 20대 정규직 직원이 임원에게서 부당한 퇴사 압박을 받았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욕설도 들었고, 계속 일하고 싶으면 제빵 업무 말고 설거지를 하라고 했다는 겁니다.
책임감이 없어서 그랬다는 게 임원 측 해명인데, 해당 직원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김민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0대 남성 김 모 씨는 지난해 10월 경기도의 한 베이커리 카페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정규직 신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취업 석 달 만인 올해 초, 회사 임원이 면담을 하자고 불렀습니다.
[김OO/음성변조 : "두 번째로 월급 많이 받은 사람이 저다...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저는 처음에 무슨 말인지 몰랐어요. 그냥 눈치만 주는 건 줄 알았어요."]
3주 뒤에는 보다 노골적인 요구가 이어졌습니다.
[음성변조 : "내 생각은 그래. 그냥 (다른) 직장 빨리 알아 보는 게 나을거야. 빨리 알아 보는 게 나을 거 같아."]
퇴사하지 않겠다고 했더니, 발언은 더 거칠어졌습니다.
[음성변조 : "너는 OOO한테 문자를 보내면서 잘못된 XX야 개XX야."]
제빵 업무 담당자에게 모욕적일 수 있는 제안도 합니다.
[음성변조 : "설거지만 그때그때 할래, 아니면 직급을 내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볼래?"]
경영상 필요성이 있더라도 해고 회피 노력을 거치지 않은 해고는 불법이지만, 다른 사람들은 알아서 나갔다고 압박합니다.
[음성변조 : "다른 애들은 다 나가잖아. 알아서 나가잖아. 여기에 안 맞는거 같다고 하니 나가잖아."]
해당 임원은 문제의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김 씨가 평소 "관리자로서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하고", "근무 태만"이어서 지적한 거라고 했습니다.
김 씨는 취업 직후에는 아무런 지적을 하지 않다가 업무 특성상 야근 수당을 많이 받게 되자 문제를 제기한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이 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병원을 다니고 있다고 했습니다.
[김OO/음성변조 : "(검사 결과) 정서적으로 매우 심한 우울증과 무력감, 사회적 고립감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음..."]
해당 임원은 직원이 상처를 받았다면 사과하고, 또 이런 일이 안 생기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민혁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 최하운/영상편집:김지영/그래픽:김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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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혁 기자 (hyu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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