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비교, 네카토에서… 소비자 득일까, 실일까

전민준 기자 2023. 4. 6.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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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불붙은 모바일금융 전쟁③] 판 흔드는 빅테크들

[편집자주]손끝에서 모든 결제가 끝나는 바야흐로 모바일금융 시대가 열렸다. 지난해에만 하루 평균 7326억원의 금액이 '○○페이'를 통해 오고 갔고 미국 출생의 애플페이까지 상륙했다. 이젠 현금이나 카드 한 장 꺼내지 않고도 스마트폰으로 결제가 가능하고 오는 6월이면 보험 상품까지 비교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모바일금융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장의 판도가 뒤바뀔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보험 비교, 추천 서비스 시대가 본격 열린다./그래픽=머니S DB
◆기사 게재 순서
① 격전지 된 '○○페이'… 국내 노리는 네이버, 해외로 가는 카카오
② 사과 문 현대카드… 애플페이로 삼성카드 앞지르나
③ 보험료 비교, 네카토에서… 판 흔드는 빅테크들

#. "온라인 보험 비교·추천서비스 솔직히 기대하고 있어요." 올해 7월 자동차보험 갱신을 앞둔 사회초년생 박씨(32)는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 2년 전 첫차를 구매한 박씨에게 자동차보험 갱신은 올해가 세 번째다.

박씨는 "그동안 자동차보험을 갱신하려면 보험사 홈페이지를 일일이 찾아다녀야 했다"며 "이제 자주 쓰는 앱(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한 번에 자동차보험료를 비교하고 나한테 맞는 상품도 추천해 준다고 하니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토스 등 빅테크의 '온라인 보험 비교·추천서비스'가 올해 6월 모습을 드러낸다. 지난해 8월 제2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금융위원회가 해당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해 규제를 풀겠다고 밝힌 이후 10개월 만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부터 온라인 보험 비교·추천서비스를 시행할 계획이었지만 보험대리점과 보험사들의 거센 반발에 일정을 연기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금융위원회가 보험사, 보험대리점, 빅테크와 온라인 보험 비교·추천서비스에 포함할 보험상품·수수료에 대해 협의를 마무리하면서 서비스가 공식화됐다. 다만 온라인 보험 비교·추천서비스를 바라보는 시선은 첨예하게 엇갈린다.

보험상품 가입 편의성·투명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존재한다. 반면 수수료 부담이 커지면서 결국 소비자들의 보험료가 오를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온라인 보험 비교·추천서비스를 통한 보험 가입자들이 늘어나면 중장기적으로 보험사들이 빅테크에 종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온라인 보험 비교·추천서비스는 무엇?



온라인 보험 비교·추천서비스는 금융소비자가 여러 보험사 상품을 비교하고 알고리즘으로 추천 받아 가입할 수 있다. 담보구성이 표준화돼 있고 온라인 판매 비중이 높은 자동차보험과 실손의료보험, 여행자보험, 펫보험이 담긴다.

그동안 보험권에서 다양한 보험상품을 비교하는 온라인 서비스가 없었던 건 아니다. 2015년 11월부터 손해·생명보험협회가 운영하는 보험다모아가 대표적이다.

보험다모아에서는 자동차보험 등 8개 범주의 보험상품 가격을 비교할 수 있다. 하지만 보험다모아는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에 일조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우선 표준화된 가입조건으로 보험료를 산출하기 때문에 여러 조건을 다양하게 반영하지 못한다.

이에 따라 보험다모아에서 안내한 보험료와 실제 가입 시 보험료가 다르다는 불만도 많다. 사실상 각사 홈페이지 링크를 모아놓은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플랫폼 운영 노하우를 쌓아온 빅테크 업체들의 경우 보다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대형 포털사이트나 플랫폼에서 각사별 보험료를 손쉽게 비교하고 각 개인에 맞는 상품추천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엔 보험상품을 비교하기 위해 많은 시간이 소요됐지만 플랫폼 비교·추천 서비스를 통해 이러한 시간이 줄어들 전망이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자사 상품 판매를 늘릴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중소 보험사 위주로 빅테크의 서비스를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보험사들은 빅테크 플랫폼을 판매를 끌어올릴 계기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상용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자들의 보험 접근성 측면에서만 보면 플랫폼업체가 비교시장에 들어오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보험사 "빅테크에 종속 우려, 보험료도 오를 수 있어"



다만 빅테크가 온라인에서 중개 시장을 지배할 경우 이들이 보험사에 과도한 수수료, 시책비 등을 요구해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배달플랫폼 앱이 생기면서 음식값, 배달료 등 소비자 비용 부담이 커졌듯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도입으로 빅테크에 지급하는 수수료 때문에 보험료가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보험사 자체 온라인 CM(다이렉트) 채널에서 판매된 상품은 수수료가 '0'원이다. 보험사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금융소비자가 스스로 보험상품을 설계하고 가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빅테크 플랫폼을 한 번 거치면 이에 따른 비교·추천 수수료를 부과한다. 금융소비자와 보험사가 직접 계약하는 보험사 온라인 다이렉트 채널과 달리 빅테크 보험 비교·추천서비스는 보험계약자와 보험사 사이에 빅테크 플랫폼이라는 중간 사다리가 생기기 때문이다.

보험사가 빅테크에 지급할 수수료 수준은 4%대가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또한 보험사의 온라인 보험 비교·추천서비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중장기적으로 보험사가 빅테크에 종속되는 것도 우려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빅테크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확대되거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할 우려에 대한 제도적 보완 장치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빅테크가 보험사에 불리한 거래 조건을 요구하는 것을 금지하고 서비스 변경·제한·중단 시 사전 통지 방안을 도입한다. 보험사의 판매 채널 종속 방지 방안도 마련한다. 대형 플랫폼에 한해 방카슈랑스 25%룰을 참고해 플랫폼의 특정사 편중도 방지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업계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다양한 제도적 보완 장치를 마련하고 이를 서비스에 적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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