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턱대고 싼게 좋은걸까요? 1500원대 도시락 시장 경쟁
“불경기라지만, 무턱대고 싸게 파는게 좋은걸까···”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 가장 많은 변화가 오는 산업이 바로 ‘유통 시장’이다. 50% 할인은 물론 경제학에서 주로 쓰이는 단어인 ‘가격파괴’ 문구를 단 제품들이 봇물처럼 쏟아진다. 이러한 양상은 소비자 접점력이 가장 높은 편의점 업계에서도 나오는데 이 때문에 마트나 편의점 등은 ‘박리다매(싸게 많이 판다)’ 전략을 펼치기 일쑤다. 동시에 ‘박리다매’에 대한 시장 우려도 동반되는 것이 다반사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이마트24는 최근 ‘1500원대 도시락’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1500원이면 웬만한 과자 한 봉지보다 가격이 낮고 라면 두 봉지 보다도 가성비가 우월한 것인데 시장 반응은 폭발적이다.
이마트24는 최근 쌀밥과 볶음김치로만 구성된 ‘원더밥’을 출시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런데 이 도시락 뚜껑을 열어보면 ‘밥과 볶음김치’로 구성된 것이 전부다. 게다가 밥은 10%, 볶음김치는 예전 3000원대 제품 대비 40%까지 용량을 줄였다. 어찌보면 ‘그 가격’에 맞춰 셋팅된 상품이다.
이를 두고 이마트24 관계자는 “그래도 고물가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고자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더밥은 라면에 밥을 말아 먹는 소비자가 많은 점을 착안한 전략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점유율 1위인 CU는 할인 프로모션을 최대한 받으면 2천원에 한끼를 해결할 ‘백종원 제육 한판 도시락’을 내놓았다.
역시 대박이나 2주 만에 100만 개가 팔렸다. 앞으로는 매달 1일부터 11일까지 인기 상품을 할인하는 ‘퍼센트 세일’도 선보일 예정이다.
세븐일레븐도 삼각김밥(1100원)과 사이다(1400원)를 구매하면 원가격 2500원에서 78% 할인된 550원에 구매 가능한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GS25 경우엔 ‘780원 버거’도 내놓고 싼제품 경쟁에 맞불을 지피고 있다. 통신사 할인·행사 카드 등으로 최대 80% 할인율을 적용할 수 있게 했다. GS25는 지난 2월부터 매월 20일~말일에 ‘갓세일’ 행사도 진행 중이다. 역시 라면, 우유, 맥주, 건전지 등 72종 상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하는 것이 골자다.
이와 관련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 대형마트 3사가 가격 비교 경쟁을 한 적이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소비자, 공급자, 생산자 모두에게 손실난 출혈경쟁이 이어졌다”며 “지금처럼 가격파괴 수준이 지속되면 시장 기틀이 무너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재철 기자 s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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