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후위기 시대, 시급한 산불 대책

정인선 기자 2023. 4. 6.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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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예상 면적 축구장 3200개." 최근 대전·충남을 덮친 화마가 휩쓸고 간 흔적이다.

지난 2일 대전·충남 홍성·당진·보령에서 발생한 산불의 주불이 발화 사흘째인 4일 모두 잡혔다.

정확한 피해 규모는 아직이지만, 예상 면적인 '산불영향구역'은 축구장(0.714㏊)의 3200배가 넘는 2344㏊에 달한다.

대전·충남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무려 53건의 산불이 동시다발로 발생했고, 소방 당국이 진화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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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2팀 정인선 기자

"피해 예상 면적 축구장 3200개." 최근 대전·충남을 덮친 화마가 휩쓸고 간 흔적이다. 지난 2일 대전·충남 홍성·당진·보령에서 발생한 산불의 주불이 발화 사흘째인 4일 모두 잡혔다. 정확한 피해 규모는 아직이지만, 예상 면적인 '산불영향구역'은 축구장(0.714㏊)의 3200배가 넘는 2344㏊에 달한다.

이번 산불은 올 들어 최악의 화마로 꼽힌다. 대전·충남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무려 53건의 산불이 동시다발로 발생했고, 소방 당국이 진화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밤샘 사투를 벌인 대원들과 반가운 봄비의 도움으로 전국의 모든 산불이 꺼졌지만, 막대한 산림 소실은 물론 인근 주민들의 터전이 송두리째 녹아내렸다.

사소한 부주의나 건조한 날씨, 강풍 등이 산불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다만 기후 변화로 잦아지는 산불을 대응하기 위한 근본적 대책 마련도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정부의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742건의 산불이 발생해 총 2만 4787ha를 집어삼켰다. 10년 평균(481건)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한반도의 건기와 우기가 뚜렷해지면서 산불 위험도 나날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산림청의 산림헬기 48대 중 32대(67%)는 연식이 20년 넘은 경년(經年) 항공기다. 이마저도 대부분이 러시아제다.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부품을 구하지 못하면 결국 고치는 것도 녹록지 않게 된다는 뜻이다. 지자체가 임차해 사용 중인 민간 헬기도 노후한 건 마찬가지다. 이는 결국 진화 효율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진다.

산불 예방 인식을 확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후한 헬기를 신형으로 바꾸는 노력과 동시에 안전 점검도 소홀해선 안 될 것이다. 산림 인근 논밭의 쓰레기 소각을 금지하거나 공동소각장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독일(14분의 1)·일본(6분의 1) 등 선진국 보다 낮은 임도(林道) 비율을 높여 산불 방어선을 확충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산림은 인류가 지켜야 할 중요한 자원이자 모든 생태계의 근간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전에 각별한 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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