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인 칼럼] 탄소중립을 위한 자전거 도시, 대전

장용철 대전녹색환경지원센터장·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 2023. 4. 6.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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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철 대전녹색환경지원센터장·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

겨울을 보내고, 봄이 되면서 하천변 자전거를 이용하다 보면 아름다운 봄꽃도 보고, 새들도 만나면서 출퇴근 시간이 매우 즐겁다. 특히 대전은 3대 하천(갑천, 대전천, 유등천) 중심으로 도시가 형성돼 있어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천변길을 쉽게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특히 천변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가다 보면 봄철의 벚꽃, 개나리꽃, 유채꽃 등을 즐길 수 있고, 가을철에는 갑천변 코스모스 꽃도 매우 아름답다. 누가 대전은 '노잼도시(놀거리 없는 재미없는 도시)'라고 했는가? 물론 타지역 사람들이 그렇게 여길 수는 있으나, 대전에 사는 많은 사람은 여유롭게 주말에는 가족 단위로 나들이를 즐기고 있다. 대전시민의 주요 휴식공간인 엑스포 남문광장에서 2인용, 가족 4인용 자전거를 대여해서 타는 것도 즐겁다. 외국영화에서나 보던 대전 갑천 누리길 도심형 펌프트랙은 중부권 최초로 페달링 없이 요철을 통과하면서 자전거의 독특한 기술을 즐길 수 있는 명소이다, 또한 충청권 천혜의 자연환경을 품고 있는 대청호반 자전거 여행은 금강 변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며 풍부한 생태 환경을 볼 수 있는 매우 인기 있는 코스다.

전 세계적으로는 가장 편리하게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는 많은 도시들, 독일 뮌스터, 덴마크 코펜하겐, 벨기에 안트워프, 스위스 베른 등은 대부분 유럽에 위치해 있다. 특히 세계에서 자전거 1등 도시를 자부하는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은 자전거 이용으로 연간 4만t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있고, 매년 138억 원 대기질 개선 효과, 약 25만 개 자전거 주차 장소가 있다. 암스테르담의 자전거 이용 수송 분담률은 약 36%로서 도보 출근 24%, 트램 20%, 개인 자동차 이용 20%보다 높다고 알려져 있다. 도심 내 차량 진입을 막고 자동차 중심의 수송 도시에서 안전하고 건강한 자전거 이용 기반 무탄소 교통 도시로 전환되고 있다. 이를 통해 연간 약 380억 원 대중교통 수송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미이용자에 비해 건강 개선으로 인해 덜 아파 병원을 찾는 횟수가 줄어 연간 약 210억 원의 경제적 이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스테르담의 자전거 이용 도시로서 도시 대기질 개선, 여가 활용, 건강 증진, 수송비용 절감 등 총 경제적 효과는 연간 약 17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이미 유럽 선진 주요 도시들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재생에너지의 생산 확대와 함께 교통 부문에서도 개인 자가용 차량 이용을 억제하고, 대중교통, 자전거 이용 확대 체계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자전거 1등 도시를 만드는 것은 대전 시민이 쉽게 실천할 수 있는 탄소중립 실천 방법 중 하나이고, 지속가능한 저탄소 사회 구축과 미래 세대를 위한 것이다. 대전시는 국내 자전거 1등 도시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자전거 모범 도시를 지향해야 한다. 탄소중립은 모든 사람이 관심을 갖고 참여할 때 가능하다.

하지만 대전시 도시 교통 정책이 자전거 이용과 얼마나 연계돼 있을까? 대전시는 자전거 수송 분담률을 2025년 4%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는 위 유럽 도시들의 30% 비교 시 매우 낮은 수치이다. 대전시는 2022년부터 공영자전거 타슈(현재 약 5000대)가 1시간 이내 무료이용이 도입됐고 QR 코드를 이용해 대여 반납이 편리해지면서 일반인뿐만 아니라 대학생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타슈를 시내버스 정류장, 도시철도 등과 연계를 강화하면 자전거 수송 분담률도 더 높일 수 있다. 앞으로 시민들이 더욱 즐겁고 안전하게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도록 공유 자전거 확대 보급, 자전거 전용 도로 설치, 자전거 대여소·수리점 확대, 안전사고 예방, 도심 차량 진입 제한 등을 통해 자전거 수송 분담율을 확대하고, 저탄소 사회(low-carbon society)를 지향해야 한다. 앞으로 많은 대전 시민들이 마음껏 자전거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자전거 이용 중심으로 교통 수송 정책이 변화됐으면 한다. 대전시가 친환경 생태도시로 나아가기 위해 녹색인프라를 더 많이 구축해 자전거, 웰빙, 레저, 기후 적응, 도심 생태공원, 습지와 생물다양성 등을 포괄하는 대전 지속가능발전 비전도 만들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대전시는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시민 숫자 통계, 온실가스 감축 효과, 건강 개선 효과, 대기오염 저감 효과 등에 대한 기초 연구를 추진하고, 시민들이 자전거를 보다 편리하게 이용해 탄소중립 실천에 참여하도록 시민과 적극 소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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