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납치·살해' 일당 신상 공개됐지만…실물 반영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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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강남 납치·살해 사건'의 피의자 3인방에 대한 신상공개를 결정했지만, 이번에도 촬영 시점을 알 수 없는 예전 증명사진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촬영 시점을 알 수 없는 신분증 증명사진이 공개돼 국민의 알권리, 피의자의 재범 방지 목적인 신상공개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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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이경우·황대한·연지호 3인 신상 공개 결정
올 들어 첫 공개…이번에도 '증명사진'으로
거부시 '머그샷' 안 돼…실효성 논란 계속
"국민 알 권리·재범 방지 취지에 상응해야"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경찰이 '강남 납치·살해 사건'의 피의자 3인방에 대한 신상공개를 결정했지만, 이번에도 촬영 시점을 알 수 없는 예전 증명사진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이날 피의자 신상공개심의위원회(신상공개위)를 열고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된 이경우, 황대한, 연지호 등에 대한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오후 11시46분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귀가하던 40대 중반 여성 A씨를 차량으로 납치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이 납치 7시간 만인 지난달 30일 오전 6시 전후 피해자 시신을 대전 대청댐 인근 야산에 암매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씨는 법률사무소 직원, 연씨는 무직, 황씨는 주류회사 직원으로 조사됐다.
연씨와 황씨는 피해자와 일면식이 없고 이씨로부터 범행을 제안받고 범행도구도 지원받았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이씨는 해당 혐의를 일체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씨는 A씨와 가상화폐(가상자산) 투자 문제로 면식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흉악범 신상공개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가장 최근은 지난해 말 택시기사와 전 동거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기영(31)이었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정강력범죄법)에 따라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사건 ▲죄를 범했다고 믿을 충분한 증거 ▲국민 알권리, 피의자의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등 공공의 이익 ▲피의자가 청소년(만 19세 미만)에 해당하지 아니할 것 등의 요건을 모두 충족시키면 얼굴과 성명, 나이 등을 공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촬영 시점을 알 수 없는 신분증 증명사진이 공개돼 국민의 알권리, 피의자의 재범 방지 목적인 신상공개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지난해 12월 공개된 이기영도 과거에 찍은 운전면허증 사진이 배포됐다.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피의자 전주환(31) 역시 과거 증명사진이 배포됐으나, 이후 경찰에서 검찰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드러난 맨 얼굴의 인상이 크게 달라 논란이 일었다.
이는 현행법상 신상공개가 결정되도 공개 할 수 있다는 원칙만 있고 구체적인 지침이나 규정이 없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피의자가 동의할 경우 구금된 현재 상태에서 사진을 찍어(머그샷) 공개할 수 있지만 거부할 경우 신분증 증명사진으로 대체할 수밖에 없다.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경찰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말부터 지난해까지 이기영을 제외하고 신상공개가 결정된 피의자 21명 중 18명이 신분증 증명사진이었다.
언론에 이미 알려지거나 송치 때 얼굴이 공개된 경우를 포함해 '머그샷'에 동의한 것은 3명에 그쳤다.
국회에는 대통령령으로 피의자 신상공개 기준을 정하도록 하는 '특정강력범죄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시행령으로 불분명한 신상공개 기준을 명확히 해 실효성을 높이는 게 개정안의 골자다.
법안을 발의한 이성만 의원은 "신상공개 제도를 두기로 한 것은 국민 알 권리나 재범 방지가 피의자의 인권보다 중요하다고 사회적으로 합의를 본 것"이라며 "그렇다면 공개의 방법도 이에 상응하게 해야지 그렇지 못한 내용이 계속되면 의미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현재의 피의자 신상공개는 말만 신상공개이지 일반인이 피의자의 신상을 정확히 알게 하자는 목적은 전혀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며 "어떤 특정 요건을 갖춘 범죄 피의자에 대해선 이송할 때라도 가려주지 않는 방식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formati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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