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stronomy 미식의 멜팅팟, 홍콩
미식의 멜팅팟 '홍콩'으로 초대합니다.
●홍콩의 시그니처, 딤섬
홍콩의 시그니처, 바로 딤섬이다. 딤섬의 역사는 아주 오래전 당나라(618~907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홍콩 딤섬의 이야기는 20세기 초반에서 시작해도 충분하다. 이 시기에 중국 광둥성의 영향으로 셩완, 센트럴, 사이잉푼 지역에 차와 다양한 딤섬을 제공하는 찻집이 생겼다고 한다. 특히, 1933년에 개업한 룩유 티하우스(Luk Yu Tea House)는 지금도 영업을 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딤섬을 만두로 생각하지만, 종류가 제법 다양하다. 대나무 찜기에 찌는 음식뿐만 아니라 간단한 조리를 거친 음식을 딤섬이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만두뿐만 아니라 미트볼, 찰밥, 닭발, 에그타르트 등 딤섬 요리는 셀 수 없이 많다.
딤섬은 아무 때나 즐겨도 좋지만, 점심 식사로 가장 강하게 끌리는 메뉴다. 친구, 가족과 빙 둘러앉아 수많은 찜기를 올려 두고 푸짐하게 맛볼 수 있다. 실제로 현지인들은 점심 식사로 딤섬과 차를 간단하게 즐기는 얌차 문화를 선호한다. 워낙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한 번은 꼭 맛봐야 할 딤섬은 쇼마이(Siu mai), 하가우(Har gow, Shrimp dumplings), 바비큐 포크 번(Char siu bao), 창펀(Cheung fun, Rice Noodle Rolls), 로 마이 가이(Lo Mai Gai, Sticky Rice in Lotus Leaf) 등이다. 사실, 식당마다 대표 딤섬이 다르니 추천 표시가 있는 딤섬은 웬만하면 주문해서 맛보는 걸 추천한다. 과식도 여행의 재미니 말이다.
딤섬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대응하는 음식이다. 길거리부터 5성급 럭셔리 호텔까지 저마다의 방식으로 딤섬을 해석하고,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기 때문이다. 매일매일 한 끼니를 딤섬으로 해결한다고 해도 홍콩의 딤섬을 다 헤아리긴 쉽지 않은 이유다. 이러한 딤섬의 진화는 앞으로 계속될 것이며, 여행자는 이 딤섬 유니버스를 유영하는 것만으로도 홍콩 미식의 정수(essence)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딤섬 추천 맛집 List
Prestige Dim Sum Restaurant 센트럴
Yum Cha 센트럴
Luk Yu Tea House 셩완
Dim Sum Square 셩완
Lin Heung Kui 셩완
Man Mo Dim Sum 셩완
Tim Ho Wan 삼수이포
Seventh Son 완차이
Dim Dim Sum 몽콕
Dim Sum Library 애드미럴티
●감성 충만한 일상 공간
차찬텡
딤섬과 함께 가장 먼저 떠오르는 홍콩의 식문화는 '차찬텡(Cha Chan Teng, 茶餐廳)'이다. 홍콩 스타일의 카페 또는 차와 함께 즐기는 홍콩식 분식점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곳은 간단한 홍콩식 덮밥과 면 요리, 홍콩식으로 해석한 서양 요리 등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게 특징이다. 게다가 아침 일찍 영업을 시작하고, 어느 지역에서나 흔하게 찾아볼 수 있어 아침과 점심 식사를 해결하기 좋다. 차찬텡을 잘 활용하면 홍콩의 식문화를 이해하면서 동시에 가성비 높은 여행이 가능하다. 가게마다 가격 차이는 있지만 아침 식사의 경우 20~40HKD(약 6,700원) 수준이다.
차찬텡에서 판매하는 메뉴는 상당히 많은데, 일단 밀크티는 필수로 주문해야 한다. 이후에는 각자의 선택에 달렸는데, 아침에는 프렌치토스트, 버터 & 연유 바른 토스트, 토스트+스크램블+햄, 샌드위치, 파인애플 빵 등의 빵이나 닭고기, 차슈, 계란 프라이 등이 올라간 밥 메뉴를 추천한다. 점심에는 좀 더 양껏 즐겨도 좋겠다. 양념 돼지고기가 올라간 홍콩식 비빔면 또는 토마토 라면, 햄버거, 고기덮밥, 오믈렛, 마카로니 수프 등 여러 개를 시켜 다양한 맛을 경험하는 걸 추천한다. 참, 차찬텡뿐만 아니라 홍콩에서 합석은 기본이니 놀라지 마시길.
차찬텡이 워낙 일상에 녹아든 터라 몇 곳을 추천하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주윤발의 단골집, 실크 스타킹에 우려낸 밀크티로 유명한 란퐁유엔(센트럴 소호·침사추이), 차슈와 반숙 계란 프라이 3개를 올린 덮밥으로 알려진 마사, 1970년 조던에 문을 열어 지금까지 사랑받는 오스트레일리아 데어리 컴퍼니 등이 접근성이 좋고, 맛도 준수하다.
▶차찬텡 추천 맛집 List
Lan Fong Yuen 센트럴
Australia Dairy Company 조던
Ma Sa 셩완
Waso Cafe 침사추이
Mido Cafe 야우마테이
Sun Hang Yuen 삼수이포
Kam Fung 완차이
Po Woo 코즈웨이 베이
Shun Hing 코즈웨이 베이
Congteakafe 사이완
●지켜 나가야 할 유산
다이파이동
홍콩에서 유래된 다이파이동(Dai pai dong)은 포장마차 형태의 야외 식당이다. 이제는 야외 식당의 대명사로 굳혀져 홍콩 외에서 쓰이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특히 딤섬, 차찬텡, 길거리 음식만큼 홍콩에서 즐길 수 있는 고유한 문화라 의미가 크다. 여행자가 한 번은 즐겨야 하는 식문화인 셈이다.
하지만 설 곳은 점점 더 없어진다고 한다. 몇몇 외신의 기사를 보면, 홍콩 정부가 공공도로에서 다이파이동을 철거하기 위해 다이파이동의 운영과 라이선스를 제한했다. 일부는 실내 영업장으로 옮겨 가기도 했다고. 이러한 탓에 현재 홍콩에 남은 다이파이동은 30개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다이파이동을 찾아가는 것 자체로 홍콩의 식문화 유산을 경험한 셈이다. 맛과 풍족한 양은 덤이다.
활용법은 다양한데, 두 가지를 추천한다. 점심 혹은 아점에는 간단하게 토마토라면 혹은 소시지를 올린 라면, 연유 발린 토스트, 프렌치 토스트 등과 적당히 달콤하고, 시원한 홍차를 곁들여 가성비 있는 식사를 하면 만족도가 꽤 높을 것이다. 혹은 불맛 강하게 나는 볶음면도 좋다. 점심시간에는 현지인들도 자리를 많이 차지하고 있어 뭔가 홍콩의 바쁜 일상에 녹아든 인상을 받는다.
밤늦은 시간에는 삼수이포 지역으로 향하자. 이 지역 다이파이동에서 술 한잔 마시는 것도 나름 홍콩의 낭만이기 때문. 정돈되지 않는 환경, 그리고 왁자지껄한 사람들 속에 뒤섞이는 재미 말이다. 침사추이나 센트럴과는 완벽하게 대비되는 홍콩의 소박함을 확인할 수 있다. 자정까지 하는 곳도 많으니 홍콩 여행의 밤을 이곳에서 불태워 보는 건 어떨까.
▶다이파이동 추천 맛집 List
Sing Heung Yuen 센트럴
Sing Kee 센트럴
Leaf Dessert 센트럴
Oi Man Sang 삼수이포
Keung Kee 삼수이포
So Kee(蘇記) 삼수이포
Cheung Fat Noodles 섹깁메이
Glorious Cuisine 섹깁메이
Bing Kee Cha Dong 타이항
Chan Kun Kee 시먼
●여행의 마지막 밤을 위해서
미쉐린 가이드 레스토랑
홍콩에는 딤섬, 차찬텡, 완탕면, 콘지 등 접근성 좋은 음식뿐 아니라 근사한 공간에서 즐기는 미식 문화도 고도로 발달해 있다. 미쉐린 가이드에 이름을 올린 홍콩 식당은(1~3스타, 빕구르망, 그린 스타) 총 217개로 서울보다 많다. 홍콩의 미식은 국제적 다양성을 기초로 한다. 정통 칸토니즈(Cantonese)는 물론 한·중·일식, 동남아, 유럽, 북남미 등을 아우른다. 미쉐린 가이드에서 이 점을 충분히 반영해 다채로운 레스토랑을 선정했다. 또 길거리 음식, 국수, 칸토니즈 바비큐 등 편하게 방문할 수 있는 가게도 다수 포함돼 있다. 특히, 원스타에 등재된 얏록(Yat Lok)은 칸토니즈 바비큐 전문점으로 72~150HKD로 식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스타 레스토랑이다.
럭셔리 호텔의 스타 레스토랑도 여행 마지막 날 저녁을 위해서 눈여겨볼 만하다. 포시즌스 홍콩은 3스타만 2곳(Caprice·Lung King Heen)을 보유하고 있으며, 만다린 오리엔탈 그룹도 홍콩에서 1곳의 3스타 레스토랑(Sushi Shikon, 더 랜드마크 만다린 오리엔탈), 2곳의 1스타 레스토랑(Man Wah·Mandarin Grill+Bar, 만다린 오리엔탈 홍콩) 등을 보유하고 있다. 또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리츠칼튼 홍콩(Tin Lung Heen ★★, Tosca di Angelo ★), 세인트레지스 홍콩(L'Envol ★★, Run ★) 등도 스타 레스토랑에 이름을 올렸다.
▶미쉐린 가이드 추천 맛집 List
Lung King Heen ★★★ Cantonese
8 1/2 Otto e Mezzo Bombana ★★★ Italian
Forum ★★★ Cantonese
Sushi Shikon ★★★ Sushi
Tin Lung Heen ★★ Cantonese
L'Envol ★★ French Contemporary
Bo Innovation ★★ Innovative
Octavium ★★ Italian
Run ★ Cantonese
Man Wah ★ Cantonese
Hansik Goo ★ Korean
Vea ★ Innovative
Tsim Chai Kee Bib Gourmand Noodles
Kai Kai Bib Gourmand Street Food
Kau Kee Bib Gourmand Noodles
●'꼬들꼬들' 면의 유혹
완탕면
홍콩에서 첫 끼니로 먹고 싶은 '완탕면'. 꼬들꼬들한 에그누들과 말린 가자미, 닭·돼지뼈 등으로 감칠맛을 극대화한 육수, 부들부들한 식감과 고소한 맛이 매력적인 완탕이 어울린 근사한 한 그릇이다. 식사로도, 해장으로도 어느 때 먹어도 만족감 높은 홍콩의 대표 면 요리다. 참, 완탕면이라는 이름은 당나라 시기에 붙여졌다고 한다. 최소 1,100년 전부터 즐겼던 음식을 우리도 맛보고 있다는 사실도 꽤 흥미롭게 다가온다.
▶완탕면 추천 맛집 List
Tsim Chai Kee Noodle 센트럴
Mak's Noodle 센트럴
Tasty Congee & Noodle Wantun Shop 센트럴
Good Hope Noodle 몽콕
Kai Kee Noodles 침사추이
●식사로도, 디저트로도
두부푸딩
두부푸딩은 하얀 두부 위에 달콤한 흑설탕 시럽을 뿌린 간단한 음식이다. 서양식 푸딩보다 부드러워 우리의 순두부 같다. 차갑게도, 따뜻하게도 먹을 수 있는데 두부 고유의 고소한 맛을 느끼고 싶다면 따뜻한 두부푸딩을 추천한다. 보통 가격은 10~15HKD(약 2,500원)이며, 일반 밥그릇 절반 정도 되는 그릇에 나온다. 막상 먹다 보면 포만감도 느껴져 식사 대용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두부푸딩 추천 맛집 List
Kung Wo Beancurd Factory 삼수이포
One Bean Curd Specialist 조던
The Soy House 코즈웨이 베이
Tofu Garden 라마섬
Yi Heung Soy Bean Shop 카우룽 시티
●편안한 아침을 위한 한 그릇
콘지
콘지는 우리의 미음과 생김새가 비슷하지만 맛은 전혀 다르다. 쌀과 곡류를 육수에 끓여 좀 더 진하고, 뚜렷한 맛을 내고 있다. 뭉근하게 끓여내 쌀의 식감은 거의 느껴지지 않고, 수프에 가까운 형태다. 아침에 먹어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음식인 셈이다. 취향에 맞는 토핑을 올려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장점. 추천 토핑으로 얇게 썬 소고기 & 미트볼, 닭고기, 돼지 내장 등이 있다. 이 밖에도 생선살, 생선+소고기 등 토핑 조합은 무수히 많다.
▶콘지 추천 맛집 List
Sang Kee Congee Shop 셩완
Law Fu Kee 센트럴
Trusty Congee King 완차이
Mui Kee Congee 몽콕
Congee and Noodle Shop 쿼리베이
●계란 없이 못 살아, 에그타르트
에그타르트는 홍콩의 시그니처 디저트다. 둥근 페이스트리 가운데에 달걀 커스터드를 채운 타르트다. 바삭하고, 버터 향이 강한 포르투갈식 에그타르트와 달리 홍콩은 좀 더 담백한 맛과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다. 커스터드 또한 지나치게 달지 않으며, 달걀의 고소한 맛이 두드러지는 스타일이다. 홍차와 우유 등과 곁들여 먹으면 딱 좋다. 홍콩 빵집, 디저트 전문점, 차찬텡 등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데 가격은 5~10HKD(약 1,680원) 수준이라 부담 없이 맛볼 수 있다. 추가로 홍콩에서 포르투갈과 닮은 마카오 에그타르트를 구매해 두 스타일을 비교하는 재미도 놓치지 말자.
▶에그타르트 추천 맛집 List
Tai Cheong Bakery 센트럴
Bakehouse 센트럴
Taipan Bread & Cakes 코즈웨이 베이
Cheung Hing Coffee Shop 해피밸리
Kam Wah Cafe & Cake Shop 몽콕
●국민간식, 에그와플
홍콩의 국민 길거리 간식 '에그와플'. 에그 퍼프, 까이딴자이 등 이름도 다양하게 불린다. 막 구워낸 따끈따끈한 에그와플은 계란의 고소한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간식이다. 부들부들하면서도 쫀득한 식감이 주는 재미도 있다. 하교 시간에는 엄마 손을 잡고 온 아이들이 에그와플을 손에 든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가격도 오리지널 에그와플의 경우 15~20HKD(약 3,360원)이다. 다양한 변주도 가능하다. 오리지널은 물론 치즈, 염장 계란 노른자, 양념 돼지고기 등 다양한 맛을 첨가한 세이버리(Savoury), 초콜릿, 바나나, 얼그레이 등을 첨가해 달콤하고 향을 부각한 스윗(Sweet) 버전도 있다.
▶에그와플 추천 맛집 List
Mommy Pancake 조던, 셩완
Fung Kee Egg Waffle 침사추이
Eggs Bakery 노스포인트
Lee Keung Kee North Point 노스포인트
Master Low-key Food Shop 샤우케이완
글·사진 이성균 기자 취재협조 홍콩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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