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건 이름뿐”…‘소송 봉쇄용’ 흔적 지우기도
[앵커]
아이 아빠로 지목된 한국인 남성들은 '코피노'의 아빠들과 똑 닮은 모습이었습니다.
연락을 끊고 흔적을 지우기 바빴습니다.
어떤 사람들인지, 이윤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이어서 이윤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 베트남 여성은 지난해 12월 아이를 낳았습니다.
채팅앱에서 만난 한국인 남성은 교제 중에도, 자신에 대해 거의 말하지 않았습니다.
[C 씨/베트남 국적 미혼모 : "반도체 연구원이라고 했어요. 나이는 95년생이라고 했어요."]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건 남성이 연락을 끊은 후였습니다.
취재진은 수소문 끝에 해당 남성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베트남 여성과 교제한 적이 없다"는 짧은 문자 이후 답이 없었는데, 여성의 휴대전화엔 두 사람이 나눈 다정한 대화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거주지라도 확인해 보려니, 여성이 아는 정보가 너무 적었습니다.
[C 씨/베트남 국적 미혼모 : "(집 주변을) 간단하게 기억을 해요. 한번 찾아갔는데 제가 거기 기억 잘 안 해서 못 찾았어요."]
KBS가 확인한 사례의 아이 아빠들은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였습니다.
대부분 미혼 남성으로 추정됩니다.
이 중 아이 엄마와 가끔이라도 연락이 닿는 경우는 1명뿐이었습니다.
집으로, 직장으로...
그들의 입장을 들으려고 여러 경로로 시도했지만, 전화 연결도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철저히 연락을 차단하는 건 일종의 봉쇄 전략으로 보입니다.
엄마들이 기댈 마지막 언덕은 친자를 확인받는 '인지 소송'인데, 상대의 정보를 모르면 소송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이 필리핀인 엄마는 결국, 아이와 함께 귀국하기로 했습니다.
[D 씨/필리핀 국적 미혼모 : "언제든지 (단속에) 잡힐 수 있고 강제로 집으로 보낼 수 있고... 아이랑 같이 잡히면 두 배로 힘드니까요."]
KBS가 만난 6명의 엄마 중 2명이 인지소송조차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KBS 뉴스 이윤우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 조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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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우 기자 (y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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