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외국은행 지점도 링 올린다…예대율 완화해 경쟁 촉진

서상혁 기자 2023. 4. 6.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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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은행권 경쟁 촉진 차원에서 국내 입점한 외국은행 점포(외은지점)의 족쇄도 푼다.

당국은 외은지점의 예대율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는데, 이를 통해 약 12조원의 기업대출을 추가로 더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방안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원화예대율 규제가 적용되는 외은지점의 기준을 기존 원화대출금 2조원에서 4조원으로 상향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번 규제 완화 조치로 외은지점의 대출 여력은 약 12조2000억원 가량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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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외은지점 예대율 적용 기준 완화…대출 여력 12조원 늘어나
외은지점, ESG 관련 대출 적극 늘릴 듯…기업대출 먹거리 점찍은 은행권 '긴장'
서울 시내 한 건물에 설치된 은행의 현금인출기(ATM)에서 시민들이 입출금을 하는 모습. 2022.12.2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금융당국이 은행권 경쟁 촉진 차원에서 국내 입점한 외국은행 점포(외은지점)의 족쇄도 푼다. 당국은 외은지점의 예대율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는데, 이를 통해 약 12조원의 기업대출을 추가로 더 공급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은행들도 최근 가계대출에서 기업대출로 눈을 돌리고 있는 만큼, 당국의 의도대로 기업 대출 부문에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제7회 금융규제혁신회의'를 열고 외국계 은행 지점의 예대율 규제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방안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원화예대율 규제가 적용되는 외은지점의 기준을 기존 원화대출금 2조원에서 4조원으로 상향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전체 35개 외국 은행 지점 중 7개 지점만 예대율 규제를 받게 된다. 또 본점 차입금 중에서 장기차입금 전체와 장기차입금의 50%를 한도로 한 단기차입금의 일부를 원화예수금으로 인정할 계획이다.

예대율 규제란 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을 말한다. 원화대출금엔 정책자금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이 포함되며, 예수금에는 요구불 예금과 저축성 예금, 커버드본드, 양도성예금증서 등이 들어간다.

예대율 규제 완화는 외은지점들의 숙원이었다. 이들 은행은 정기예금이나 은행채 발행 등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보다는 해외 본점에서 자금을 끌어오는 경우가 더 많은 만큼, 조달 방식에 맞게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번 규제 완화 조치로 외은지점의 대출 여력은 약 12조2000억원 가량 늘어난다. 늘어난 대출 여력 대다수가 기업 부문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외은 지점의 원화대출금 중 기업대출 비중은 지난해 12월말 기준 99.7%다.

이들 외은지점은 주로 외국계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등을 대상으로 대출을 취급한다. 대출 여력이 늘어난 만큼, 일정 규모를 갖춘 중소기업에도 자금을 공급할 전망이다. 아울러 해상 풍력발전 사업 관련 대출을 비롯한 ESG 관련 대출이나 각종 부문에서의 신디케이트론 등 그간 국내 은행들이 접근하지 못했던 사업에도 대출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은 이번 조치로 기업대출 부문에서의 은행권 경쟁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외은 지점의 경우 선진 금융 기법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들이 뛰어들면 국내 은행도 보고 배울 수 있다"며 "대출 여력이 늘어나면 그간 취급하지 않았던 중소기업 대출 영업에도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국내 은행들은 기업 대출을 새 먹거리로 점찍고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서고 있다.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가계대출 잔액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의 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 2020년 12월말 571조3624억원에서 지난 연말 698조2971억원으로 늘었다. 가계대출 잔액은 670조1452억원에서 2021년말 709조426억원으로 늘어난 후 지난 연말 692조5071억원으로 줄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은지점은 해외 본점에서 싼값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금리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며 "강력한 플레이어가 생기는 만큼, 은행들도 긴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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