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행복한 아이들, 마음 무겁다”…‘K-아빠’가 본 레고랜드 [여행人터뷰]

강예신 여행플러스 기자(kang.yeshin@mktour.kr) 2023. 4. 6.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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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규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사장 인터뷰
아들 둘의 아빠…부모의 마음으로 다양한 고민
5년간 상당한 금액 투자해 발전시켜 나갈 계획
4월말 글로벌 레고랜드 최초로 야간 개장 도입
레고랜드가 가장 행복했던 장소로 기억하길 소망
저도 아이 둘 키우는 아빠인데요. OECD 국가 중에서 한국의 어린이들이 스스로를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가장 높다는 자료를 본 적이 있어요. 아마 부모님들이라면 그런 부분에 대해서 다 고민을 해보셨을 것 같아요. 어린이들이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고, 그런 사업을 영위하는 데 큰 의미를 갖고 있어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로 오게 됐습니다.
이순규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사장. /사진= 정승아 여행+ 인턴 PD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사장으로 부임한 이순규 사장을 만났다. 그는 레고랜드에 오기 전 레드불코리아, 나이키, 삼성전자 등 다양한 기업에서 글로벌 관련 경험을 쌓았다.

국내 첫 글로벌 테마파크라는 점에서 개장 전부터 화제가 됐던 레고랜드. 지난해 어린이날 춘천시 중도에 문을 열어 많은 가족 고객의 발길이 이어졌지만 휴게시설 부족, 가격 논란, 레고랜드 사태 등 부정적 목소리도 꾸준히 들려왔다.

‘기대 반 우려 반’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지난달 24일 재개장한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동절기 휴장 기간 동안 어떤 변화를 거쳤을지 이 사장을 인터뷰했다.

지난달 24일 재개장한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사진=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Q.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를 총괄하게 됐다.
테마파크라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테마파크는 전 세계에 많지 않다. 우리는 ‘레고랜드’라는 이름으로 ‘레고’라는 스토리텔링을 하고 있다. 국내에 없던 서비스를 제공하고 책임진다는 게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겁기도 하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Q. ‘레고랜드 사태’로 인해 많은 이들이 우려하고 있는데.
걱정하실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제일 먼저 말씀드려야 되는 건 저희 회사는 재정적인 문제가 없다. 오히려 향후 5년간 꽤 상당한 금액을 투자를 해 앞으로 더 발전시켜갈 계획을 하고 있다. ‘레고랜드 사태’라는 단어는 사실 안타깝다.

레고랜드는 중도에 있는 어린이들과 가족을 위한 리조트고, 재정적으로 건전한 상황에 있다는 것을 강조해 말씀드리고 싶다.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서 새로운 것을 한다기보다는 저희가 가지고 있는 좋은 부분들에 대해 고객분들에게 잘 설명을 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용객이 쉴 수 있는 그늘막을 추가로 마련하고 이벤트 무대도 설치했다. /사진= 정승아 여행+ 인턴 PD
Q. 지난 겨울 3개월 동안 휴장을 했다. 그동안 어떤 시간을 보냈나.
​가장 먼저 리조트 전체 시설물에 대한 안전성 보강 작업을 했다. 또 내부적으로 부족했던 시스템을 다시 한 번 검토하고 발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Q.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개선됐나.
지난해 여름에 그늘막이 부족하다는 고객들의 요청이 있어 약 50개 정도의 그늘막을 추가로 설치했다. 또 ‘시티 클러스터’라는 곳에는 이벤트를 실시할 수 있는 무대를 설치했다. 국내외 출연진들을 모아 새로운 쇼를 준비했다.

또 올해 여름에는 ‘워터 플레이’라는, 아이들이 즐겁게 물에서 놀 수 있는 공간도 선보일 예정이다. 단순히 연간회원권이나 하루 티켓이 아닌 시즌별로 이용할 수 있는 시즌 패스도 도입했다.

Q. 글로벌 테마파크인데 국내에 도입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레고라는 브랜드가 덴마크에서 시작했고 레고랜드를 운영하는 멀린엔터테인먼트는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다 보니 기존에 운영했던 방식들이 북미나 유럽 라이프스타일에 맞춰져 있었다. 한국 고객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운영 체제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외국 어린이들은 저녁을 먹고 7시면 잘 준비를 하지만, 한국은 그 시간에 아이들이 학원에 가기도 하고 친구들과 놀러 가기도 한다. 그래서 이달 말부터는 다른 레고랜드가 하지 않는 야간 개장을 처음으로 해 볼 예정이다.

드라이빙 스쿨. /사진= 정승아 여행+ 인턴 PD
Q. 주 타깃 고객은 누구인가.
​레고랜드는 만 2세부터 12세의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놀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아이가 직접 운전을 해보고 어린이를 위한 운전면허증을 제공해주기도 하고 어트랙션 대기 공간 등 파크 곳곳에 아이들이 직접 레고 브릭을 자유롭게 가지고 놀 수 있도록 해 놨다.

​또 아이와 온 부모도 함께 즐길 수 있는 환경도 제공하고 있다. 아빠가 아이와 함께 펌프질을 해 불을 끈다거나, 엄마와 힘을 합쳐 밧줄을 타고 올라가는 등 다양한 협업 어트랙션이 마련돼 있다.

700만 개 이상의 레고 브릭으로 만든 미니랜드.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Q. 어른끼리 오면 즐길거리를 찾기 어려울 것 같다.
레고랜드는 브랜드의 가장 핵심은 어린이다. 아이들을 위한 장소라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서울, 강원, 부산, 제주 등 국내 8개 시·도의 대표 랜드마크를 레고로 전시한 ‘미니랜드’의 경우엔 어른들이 더 좋아한다. 경복궁, 사직야구장, 안목해변 등의 디테일을 잘 살려 많이 놀라시곤 한다.
Q. 레고랜드 이용 꿀팁을 알려달라.
​레고랜드는 다른 곳에 비해 물놀이를 할 수 있는 어트랙션이 많다. 여름에 더울 때는 물총을 쏘거나 배를 타는 등 물에 관련한 어트랙션을 즐기는 걸 추천한다. 흠뻑 젖는 경우가 많으니 우비를 가져오는 게 좋다.

또 일정을 마무리할 때는 레고랜드에 ‘빅샵’이라고 하는 한국에서 가장 큰 레고 스토어가 있다. 단순하게 박스 제품만 있는 게 아니라 레고와 관련된 독특하고 재밌는 굿즈들이 많다. 떠나시기 전 꼭 들러보시길 바란다.

웨이브 레이서 어트랙션 앞에서 한 어린이가 물폭탄을 쏘는 모습.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Q. 요즘 ‘키캉스’라고 해서 아이 동반 가족 고객을 노리는 호텔 패키지가 많다. 레고랜드 호텔만 갖고 있는 장점이 있나.
레고랜드 호텔은 처음 들어오는 순간부터 체크아웃 할 때까지 아이들이 계속 놀거리가 제공된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로비부터 온통 ‘레고 천국’이다.

아이가 객실에 들어오면 저희가 퀴즈를 낸다. 그 퀴즈를 맞추면 방에 있는 금고를 열어 선물을 받을 수 있다. 저녁 시간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댄스 파티나 뮤지컬 등의 공연을 실시한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면 레고 캐릭터들과 인사를 하면서 조식을 먹을 수 있고, 아이들을 위한 배식대에서 아이들이 직접 원하는 음식을 담을 수 있다.

이렇게 끝까지 새로운 볼거리와 놀거리가 있다는 게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레고와 놀이 시설이 가득한 레고랜드 호텔.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Q. 마지막으로 한국 고객들에게 남기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레고’라는 뜻이 영어로는 ‘플레이 웰(Play Well)’ 한국말로는 ‘잘 논다’라는 뜻이다. 즐거움을 주는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만큼 다녀가신 고객분들에게 가장 행복했던 장소로 기억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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