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잘나가는 팀들의 공통점, 확실한 'U-22 카드'

박찬준 2023. 4. 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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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하나원큐 K리그1 2023' 초반 순위표는 다소 생소하다.

U-22 카드가 약한 팀은 소위 '15분컷'이라 하는, 15분만에 두 장의 U-22 카드를 소진하는데, 그래도 조직력에 미묘한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다.

초반 순항하는 대전, 포항, 광주, 대구에 확실한 U-22 카드가 있다는 것은 그래서 우연이 아니다.

재밌는 것은, 울산은 U-22 카드가 마땅치 않음에도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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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올 시즌 '하나원큐 K리그1 2023' 초반 순위표는 다소 생소하다. 울산 현대의 선두 질주야 어느 정도 예견됐지만, 그 아래에는 예상치 못한 이름들이 제법 있다. 승격팀으로 강등권으로 평가받았던 대전하나 시티즌과 광주FC가 2위와 5위에 자리해 있고, 6강권 정도로 꼽혔던 포항 스틸러스가 5경기 무패(3승2무), 3위에 올랐다. 대구FC도 파이널A의 마지노선 6위에 위치했다.

이들 상위권 팀들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확실한 U-22 카드'다. K리그에는 22세 이하 선수 의무 출전이라는 '로컬룰'이 있다. 교체투입이 최대 5명까지 가능하지만, 교체카드 5장을 모두 활용하기 위해서는 U-22 선수가 최소 두 명 이상 뛰어야 한다. 만약 U-22 카드를 한명만 쓸 경우에는, 교체카드가 3장으로 줄어든다. 이 조항에 대해서는 찬반 여론이 있지만, 프로축구연맹은 계속해서 'U-22 의무 출전 조항'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이 조항은 스쿼드 운용에 있어 가장 큰 변수다. U-22 카드가 약한 팀은 소위 '15분컷'이라 하는, 15분만에 두 장의 U-22 카드를 소진하는데, 그래도 조직력에 미묘한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다. 초반 순항하는 대전, 포항, 광주, 대구에 확실한 U-22 카드가 있다는 것은 그래서 우연이 아니다.

대전에는 배준호 전병관 변준수가 있다. 특히 2003년생 배준호는 대전 공격의 새로운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U-20 대표팀을 다녀온 배준호는 한층 성숙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주말 서울전에서는 58분을 소화했다. '슈퍼루키'로 지난 시즌 많은 기대 속 프로 생활을 시작했던 배준호는 후반기 보여준 가능성을 올 시즌에도 이어가고 있다. 광주에는 엄지성이 있다. 엄지성은 광주의 에이스다. 부상만 없다면 매경기 풀타임이 가능한 '닥(닥치고) 주전'이다.

서울에는 왼쪽 풀백 이태석과 측면 공격수 강성진이 U-22 카드로 활약 중이다. 이태석은 주전으로 서울 수비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대구에는 수비형 미드필더 이진용, 측면 수비수 황재원이라는 확실한 주전 U-22 카드가 있다. 황재원은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활용가치가 더욱 크다. 포항에는 고영준이라는 미드필드의 핵심이 U-22 카드로 뛰고 있다.

이들은 단순한 U-22 카드를 넘어, 팀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효과는 상당하다. 일단 처음부터 베스트 전력을 꾸릴 수 있다. 굳이 U-22 카드를 넣었다 뺏다하는 수고를 할 필요가 없다. 여기에 U-22 카드를 빼줘야 해, 실질적으로 3장이 핵심 교체 카드인 타 팀과 달리, 5장을 온전히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까지 있다.

당연하게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내고 있는 수원FC, 수원 삼성, 제주 유나이티드는 U-22 카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매경기 15분컷으로 초반을 소진하고 있다. 그나마도 이 자리를 소화할 선수들이 마땅치 않다는 게 고민이다. 재밌는 것은, 울산은 U-22 카드가 마땅치 않음에도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강윤구 조현택 장시영 등이 기용되고 있지만, 딱 부러지는 카드는 없다. 고민이 될 법도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아예 U-22 카드를 2장 다 쓰지 않는 방법도 활용하고 있다. 교체 숫자가 3명이어도 굳이 구애를 받지 않는 모습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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