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통진읍 청사 옮기자 매출 뚝… 슬럼화 가속 [휘청이는 경기북부를 가다]
“상황이 나빠질 일만 남았는데 누가 버틸 수 있겠어요.”
5일 낮 12시께 김포시 통진읍 행정복지센터 구청사 일대. 점심시간임에도 지역 일대는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주변 식당 내부를 둘러봐도 식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찾기는 어려웠다.
이곳 일대는 지난 2월 중순까지만 해도 지역 공무원들과 민원인들로 하루 종일 북새통을 이루던 곳이었지만 같은 달 20일 통진읍 행정복지센터가 인근으로 이전한 후 불과 한 달 사이 분위기가 급변했다는 게 지역 상인들의 설명이다.
이곳에서 5년째 백반집을 운영 중인 전은기씨(64·여)는 “코로나19 때도 힘들게 버텼는데, 오히려 지금은 상황이 더 안 좋다”며 “행정복지센터가 떠난 후 매출이 절반은 줄었다. 앞으로가 막막할 따름”이라고 넋두리를 했다.
인근의 한 편의점 점주도 “한 달 만에 손님이 확 줄었다. 은행이나 다른 기관들도 이곳을 떠난다는데 앞으로 점포 유지가 어려울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행정기관의 이전으로 김포의 중심지 역할을 하던 통진읍 마송리 일대의 슬럼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청사 이전 이후로 지역 기반 시설과 각종 편의시설의 동반 이전까지 거론되면서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은 고조되고 있다.
이날 마송상인회에 따르면 통진읍 행정복지센터가 약 1㎞ 떨어진 신청사로 이전하면서 한 달여 만에 점포 두 곳이 문을 닫았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이곳 일대에는 37개 점포가 있었는데 청사 이전이 가시화되면서 코로나19 불황도 견뎌냈던 점포들이 폐업 수순을 밟게 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악화될 요인만 남아 있다는 것이다. 유동인구에 민감한 은행 등 금융기관과 각종 편의시설 등이 청사 이전 이후 이곳을 함께 떠났거나 이전 계획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해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이곳에 조성됐던 ‘해병대 특화거리’의 중심축인 해병대 예비군 중대 사무실 역시 청사 이전과 함께 이곳을 떠났다.
이와 관련, 신석균 마송상인회장은 “한때 주변 지역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마송리 일대가 처참하게 무너지고 있다”며 “김포시가 앞장서서 시급히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1971년 통진 지역의 행정편의를 위해 통진행정연락사무소로 개설된 통진읍행정복지센터는 2004년 인구가 2만명을 넘으면서 읍으로 승격됐다. 이후 통진읍 마송리 구청사 일대는 김포의 중심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으로 양촌읍, 대곶면, 월곶면, 하성면 등 총 5개 읍면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2개 동으로 구성된 통진읍행정복지센터 구청사는 각각 1993, 2006년 준공됐으며 건축 연도가 30년이 넘으면서 신청사로 이전했다.
양형찬 기자 yang21c@kyeonggi.com
한수진 기자 hansujin011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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