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이내 '스쿼트 30회'하면 합격? "산불감시원도 쉽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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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년 간 전국 일부 지역 산불감시원 채용 과정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한 뒤 관련 기준이 완화됐지만, 강원 대부분 지역에서는 여전히 체력 위주의 검정이 시행,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강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강원도 18개 시·군 중 춘천, 강릉, 태백 등 8개 지자체는 산림청의 채용기준 완화 후 체력검정을 실시하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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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 목적 아닌 예방·홍보 위주"…"채용기준 완화해야" 목소리
(춘천=뉴스1) 윤왕근 기자 = 최근 수년 간 전국 일부 지역 산불감시원 채용 과정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한 뒤 관련 기준이 완화됐지만, 강원 대부분 지역에서는 여전히 체력 위주의 검정이 시행,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강정호 강원도의원은 5일 강원도산불방지센터로부터 2023년 산불감시원 채용 현황 및 기준'을 제출받아 공개했다.
강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강원도 18개 시·군 중 춘천, 강릉, 태백 등 8개 지자체는 산림청의 채용기준 완화 후 체력검정을 실시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원주, 동해 등 10개 지자체는 여전히 채용 기준에 체력검정을 포함하고 있었다.
이중에서도 동해시의 경우 '스쿼트' 등 고강도의 체력검정을 실시하고 있었다.
동해시가 실시하고 있는 체력검정 기준을 보면 먼저 15㎏ 규모의 등짐펌프를 착용하고 140m 거리를 2회 왕복해야 했다. 이를 5분30초 내 완료하면 40점의 가점을 받고 5분 40초 이내는 30점, 5분 50초(20점), 5분 50초 이상 걸리면 10점이 부여된다.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스쿼트'도 30회 실시해야 했다. 1분 이내에 30회를 완료하면 가점 20점을 받고 2분 이상이 걸리면 가점이 부여되지 않는다.
15㎏ 등짐펌프 착용 후 거리 왕복은 동해를 비롯해 속초(400m), 횡성(800m), 영월(1㎞), 정선(1㎞), 철원(400m), 고성(400m) 등 7개 지자체에서 시행하고 있었다.
평창은 '1.2㎞ 달리기'가 포함돼 있었고 화천은 '600m 걷기'를 시행하고 있었다. 원주의 경우 '기초체력 검정'을 명시했을 뿐 구체적인 검정방법은 기재하지 않았다.
이들 지자체에서 15㎏ 등짐펌프 착용 왕복 등 체력검정을 실시하는 이유는 산불 초기 진화에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이 같은 산불감시원이 대부분 고령층으로 구성돼 있다는 것이다.
자료에 따르면 스쿼트 등 고강도 체력검정이 실시되고 있는 동해시의 경우 최근 3년 간 산불감시원 평균 연령은 70세 이상이었다. 동해를 포함, 체력검정을 실시하는 9개 지자체(원주 기초체력검정)의 산불감시원 평균연령은 65세였다.
실제 최근 몇 년간 전국 일부 지역 산불감시원 채용시험 체력검정 과정에서 사망사고가 잇따르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대구에서는 산불감시원 체력검정을 치른 60대가 숨지는 사고가 났다. 당시 숨진 A씨(66)는 15㎏ 등짐펌프를 메고 500m 거리를 13분 만에 돌고 휴식을 취하던 상태였다.
2021년 1월에는 전북 장수에서도 사망사고가 발생했고, 2020년 경남 창원과 울산, 경북 군위 등에서도 체력검정 중 사망사고가 났다.
이에 산림청은 산불감시원 선발 과정 체력평가 기준을 15㎏ 등짐펌프 착용 후 1㎞를 30분 이내 주파하는 방식으로 완화했다. 당초에는 2㎞를 주파하는 방식이었다. 또 빠른 도착 시간에 따른 가점도 없앴다.
산림청의 관련 규정 완화 후 '등짐펌프 검정'을 실시 중인 강원지역 대부분 지자체는 거리는 줄였지만, 동해의 경우 빠른 도착시간에 따른 가점 배점은 유지하고 있었다.
또 산불감시원의 주된 역할이 진화가 아닌 예방·홍보이기 때문에, 대부분 고령층이 지원하는 관련 채용과정에서 고강도의 체력검정을 불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정호 의원은 “감시원 채용 과정에서 다수의 사망사고가 발생, 산림청의 기준이 완화됐음에도 산림청이 제시한 기준보다 엄격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진화대와 다르게 예방·홍보가 주 업무인 감시원에게 과도한 체력시험을 요구하는 방식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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