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대 출신 변호사가 리츠운용팀장 된 사연은

안서진 기자 2023. 4. 6. 06:1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피플] 채온 한화자산운용 리츠투자운용팀 팀장
채온 한화자산운용 리츠투자운용팀 팀장
"국내에서 지금까지 '스폰서' 리츠(부동산투자회사, REITs) 이면서 안전 자산인 '오피스'에 주력하는 리츠 상품은 없었습니다. 스폰서 오피스 리츠로는 한화리츠가 최초입니다. 이번 리츠 상장을 통해 스폰서 오피스 리츠계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겠습니다."
채온 한화자산운용 리츠투자운용팀장(48·사진)은 최근 머니S와 인터뷰에서 우량한 스폰서를 기반으로 하는 한화리츠에 대해 안정성·수익성·성장성·상품성 등 다방면에서 경쟁력 있는 상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수익성과 안정성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서 리츠 시장이 한 단계 도약하는 데 앞장서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안정성으로 무장한 한화리츠


채 팀장은 서울대학교 법대 사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한 사법연수원 39기다. 졸업 이후 그가 선택한 곳은 대형 로펌이 아닌 금융사였다. 현 KB증권의 전신인 현대증권에 입사하면서 금융업계 첫발을 뗀 그는 한화생명 투자사업본부, 한화자산운용 부동산투자팀을 거친 뒤 현재는 리츠투자운용팀 팀장을 맡고 있다.

채 팀장은 "사법연수원 시절 금감원에 3개월 정도 변호사 시보로 파견 간 적이 있었다"며 "해외 금융사의 경우 투자업무를 담당하는 변호사가 많은데 법무팀 등의 후선 부서가 아닌 투자부서와 같은 프론트 업무를 담당하고 싶어서 금융권 입사를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화그룹과의 인연은 한화생명 투자사업본부에서부터 시작됐는데 당시 투자 기획부터 심사, 벤처케피탈(VC) 투자, 핀테크 프로젝트 매니저 등을 역임하다가 마지막에 부동산 투자역 업무를 수행했다"며 "이후 2017년 한화생명의 증권운용사업부와 대체투자사업부를 이관하는 실무 작업을 담당하면서 한화자산운용으로 넘어오게 됐다"고 말했다.

채팀장이 리츠투자운용팀장으로 수행한 첫번째 미션은 한화리츠의 설립 및 상장 작업이다. 한화리츠는 한화생명보험을 스폰서로 하는 초우량 스폰서 오피스 리츠로 연평균 6.85%라는 높은 배당률을 제시해 업계의 눈길을 끌었다. 스폰서 리츠는 대기업 또는 전문운용사가 지분을 보유한 상품으로 다른 상장 리츠 대비 안정성이 뛰어나다는 특징이 있다. 규모가 큰 그룹 계열사를 대주주로 둔 초우량 스폰서 리츠인 만큼 자산 및 역량 활용, 자본조달 이점, 임대차 안정성 등이 용이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한화리츠는 한화손해보험 서울 여의도 사옥과 서울 노원구, 경기 안양·부천·구리 등에 위치한 한화생명보험 사옥 네 곳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리츠 자산들은 그룹 계열사가 임차면적의 68.2%를 사용하고 있다. 이 중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등 자산을 매각하면서 신규 임차하게 되는 일부 금융계열사들과는 5~7년의 장기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채 팀장은 "오피스, 리테일, 물류센터, 인프라 등 투자처에 따라 리츠 종류가 다양한데 한화리츠는 오피스 리츠 중에서도 안정성 높은 우량 자산을 유동화한 스폰서 리츠로 다른 리츠와 비교해 안정성은 늘리고 수익성은 높였다"며 "지분 46%를 한화리츠의 최대주주인 한화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것은 물론 주요 임차인이 대기업과 공공기관으로 공실 가능성이 낮고 안정적"이라고 강조했다.


과도기 맞은 리츠 시장… 옥석가리기 본격화


최근 국내 리츠 시장 분위기에 대해선 본격적인 과도기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급격한 금리 인상과 부동산 시장 불황 등으로 상장 리츠의 주가가 하락한 가운데 올해 옥석가리기가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대부분의 리츠가 평균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던 부동산 대체 상승기와 달리 올해부터는 리츠 상품의 차별화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채 팀장은 "통상 리츠는 대출이나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해 부동산을 사들이는데 대출 기간이 만료되면 자금을 재조달하는 이른바 리파이낸싱 과정을 거치게 된다"며 "금리 인상기에는 기존 저금리로 조달했던 리츠에 대한 금융비용 부담이 증가할 것이란 우려가 선반영되면서 주가가 하락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몇 년 간 사상 유례없는 저금리 시대의 풍부한 유동성과 증시 불안 속에서 리츠는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으면서 안정적으로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으로 부각됐다"며 "업력이 수십 년 된 해외 리츠와 달리 국내에서 리츠가 활성화된 건 최근 3~4년 사이인데 지금의 시장은 리츠 하나하나의 규모가 커지고 있는 동시에 옥석가리기가 진행되는 과도기를 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리츠 시장이 양적 성장은 물론 질적 성장으로 한 단계 진화하기 위해선 섹터의 다양화와 자금 조달의 선진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올해 3월 기준 국내 리츠 총 329개 중 상장 리츠는 21개에 불과하다. 이를 분석하기 위한 전문 애널리스트 역시 2~3명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채 팀장은 "주식시장 만하더라도 대형주 같은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가 있는가 하면 중소형주 위주의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투자를 좋아하는 투자자가 있다"며 "다만 아직까지 국내 리츠 시장은 해외에 비해 선택지가 한정적인데 투자자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서 시장 전체 파이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화리츠의 상장절차가 마무리 된 2분기에는 신용평가 작업을 통한 회사채 발행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또 글로벌 리츠 지수 편입을 위해 자산규모를 확대하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스폰서가 보유한 우량 자산 및 신규자산을 지속 편입해 리츠 규모를 키워나갈 것"이라며 "상장절차가 마무리된 후 신용평가 작업을 통해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이외에도 친환경 건물 인증 획득을 통한 녹색 자금 유치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서진 기자 seojin0721@mt.co.kr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