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고 확 달라진 박정아. 배유나...승부욕을 자극시킨 김연경의 말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기적의 한국도로공사다. 챔피언결정전 1.2차전에서 모두 패배한 팀의 '우승 확률 0%'라는 법칙이 깨질 수 있을 기세다.
인천 원정에서 힘없이 2패를 안고 온 한국도로공사는 안방 김천에서 2연승을 챙기며 2승 2패로 균형을 맞췄다.
사실 1.2차전에서는 한국도로공사 선수들의 갑작스런 감기 증상으로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다. 팀을 이끌어야 하는 박정아와 배유나는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출전했다. 감기 몸살 증상을 보인 배유나는 1차전 끝나고 응급실에서 링거를 맞을 정도로 컨디션이 안 좋았다. 그리고 2차전에서는 박정아가 선발에서 제외됐다. 웜업존에서 경기를 지켜보다 가끔씩 교체 출전하는 정도였다.
1.2차전 마스크를 쓰고 경기를 뛰었던 박정아와 배유나는 몸은 무거웠다. 공에 대한 반응 속도는 떨어졌고 점프력도 낮았다. 김종민 감독은 "감기보다는 실력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라며 선수들을 분발을 촉구했다.
거기다가 김연경의 인터뷰는 한국도로공사 선수들의 승부욕을 깨웠다. 2차전 승리 후 수훈 인터뷰에서 한국도로공사 선수들의 컨디션 난조에 대한 질문에 "지금 이 시기에 컨디션 100% 되는 선수는 아무도 없다. 우리 팀도 컨디션이 안 좋은 선수들이 많다. 그런 게 핑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자기관리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자기 관리에 실패한 한국도로공사 선수들은 김연경의 말이 분명 자극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3차전, 감기 몸살에서 회복된 박정아와 배유나가 마스크를 벗었고 기세가 달라졌다. 하지만 감기가 나았다고 컨디션이 아직 정상일 리는 없다. 그렇지만 박정아, 배유나를 비롯한 한국도로공사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경기 내내 코트 위에서 몸을 날리며 상대 공격을 건져냈다.
3차전에서는 이예은의 깜짝 활약까지 더해져 한국도로공사가 첫 승리를 거뒀다. 그리고 4차전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열정으로 또다시 역전을 이뤄냈다. 3차전과 똑같이 1세트를 내준 뒤 내리 세 세트를 따내며 세트 스코어 3-1로 역전승을 거뒀다.
특히 박정아와 배유나의 활약이 눈부셨다. 3차전에서 박정아는 24득점으로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점수를 냈고 배유나는 16득점으로 캣벨(21점)과 함께 삼각편대를 형성했다. 4차전에서도 박정아는 20득점, 배유나는 16득점으로 캣벨(30득점)의 뒤를 든든히 받쳤다.
이제 운명의 5차전만 남겨 놓고 있다. 마스크를 벗은 박정아와 배유나가 있는 한국도로공사는 1.2차전처럼 허무하게 경기를 내주지 않는다. 한국도로공사는 이제 0%의 기적에 도전한다.
[챔피언결정전 1.2차전에서 감기 몸살 증상으로 마스크를 쓴 박정아와 배유나, 3.4차전에서 마스크를 벗은 박정아와 배유나. 사진 = 인천, 김천(경북)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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