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등번호 좋다?” 152억 포수의 격려…12년차 예비역 외야수가 깨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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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억 포수' 양의지(36·두산)의 기운을 받은 것일까.
양의지가 떠나며 주인을 잃은 등번호 25번을 차지한 김성욱(30·NC)의 2023시즌 초반 활약이 심상치 않다.
김성욱의 시즌 4경기 성적은 타율 4할6푼7리(15타수 7안타) 1홈런 5타점 3득점 OPS 1.300. 대한민국 최고의 포수가 달았던 등번호를 새긴 12년차 외야수가 마침내 타격에 눈을 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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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잠실, 이후광 기자] ‘152억 포수’ 양의지(36·두산)의 기운을 받은 것일까. 양의지가 떠나며 주인을 잃은 등번호 25번을 차지한 김성욱(30·NC)의 2023시즌 초반 활약이 심상치 않다.
김성욱은 지난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2차전에 9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2득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이날 전까지 3경기 타율 4할5푼5리(11타수 5안타)로 감이 좋았던 김성욱. 첫 타석에서 흐름을 그대로 이었다. 0-1로 뒤진 1회 1사 1, 2루서 등장, 두산 선발 최승용의 2구째 가운데로 몰린 커브(115km)를 받아쳐 좌월 역전 3점홈런으로 연결했다. 이날의 결승타를 친 순간이었다.
김성욱의 활약은 계속됐다. 2회 삼진으로 숨을 고른 그는 8-1로 앞선 5회 선두로 나서 바뀐 투수 이병헌을 상대로 2루타를 치며 시즌 3호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이후 서호철, 한석현의 볼넷으로 3루에 도달한 뒤 손아섭 타석 때 나온 1루수 포구 실책을 틈 타 쐐기 득점을 올렸다. 김성욱은 이에 그치지 않고 8회 볼넷까지 골라내며 3출루 경기를 치렀다.
경기 후 만난 김성욱은 “캠프 때 코치님들과 의논한 결과 그 동안 부진의 문제가 폼이 아닌 심리 상태 때문이었다는 결론이 나왔다. 일단 그것부터 개선시키기 위해 노력했다”라며 “시범경기에서 감이 엄청 좋은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확신이 있었고, 개막과 함께 그대로 했더니 성적이 잘 나오고 있다”라고 타율 4할대 맹타 비결을 밝혔다.
김성욱은 진흥고를 나와 2012 신인드래프트서 NC 3라운드 32순위 지명을 받은 12년차 베테랑 외야수다. 그 동안 커리어에서는 타격보다 수비, 주루로 주목을 받은 적이 더 많았다. 2016년, 2018년 두 자릿수 홈런을 치기도 했지만 2020시즌 104경기 타율 2할2푼1리의 부진과 함께 상무로 향해 병역 의무를 이행하고 이번 시즌 돌아왔다.
김성욱은 “안 좋은 성적을 내고 상무에 갔다. 그 때는 군대를 빨리 다녀오고 싶은 마음이 컸다”라며 “이제는 마음이 편해졌다. 군대 생각 없이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또 과거에는 생각이 어렸다면 이제는 성숙해졌다. 타석에서의 불안감도 많이 사라졌다”라고 상무 생활을 통해 달라진 부분을 짚었다.
김성욱은 전역과 함께 25번이라는 새로운 배번을 등에 새겼다. 이는 지난해까지 주전 포수로 뛰다가 두산으로 떠난 양의지의 번호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김성욱은 “원래 16번을 달기로 했는데 (양)의지 형이 FA로 가고 나서 25번이 비었다. 그래서 바꿨다”라며 “과거 청소년 대표 시절에 25번을 달고 잘했던 기억이 있다. 또 의지 형이 달고 잘했기 때문에 그 기운을 받고 싶었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김성욱은 잠실 타석에서 올해부터 적이 된 옛 동료 양의지와 나눈 이야기도 공개했다. 그는 “첫 타석에서 (양)의지 형이 ‘번호가 좋다’고 말해주셨다. 아직까지 형의 좋은 기운을 받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김성욱의 시즌 4경기 성적은 타율 4할6푼7리(15타수 7안타) 1홈런 5타점 3득점 OPS 1.300. 대한민국 최고의 포수가 달았던 등번호를 새긴 12년차 외야수가 마침내 타격에 눈을 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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