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와르르’… 분당 정자교 보행자 2명 사상

오상도 2023. 4. 6.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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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워서 다리를 건널 수 없어요. 출퇴근 시간이었다면 대형 인명 피해가 발생했을 겁니다."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에서 왕복 6차로 교량의 한쪽 보행로가 갑자기 무너지면서 이곳을 걷던 보행자 2명이 사상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5일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45분쯤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서 탄천을 가로지르는 교량인 '정자교'의 한쪽 보행로 108m 가운데 50여m가 무너져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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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로 108m 중 50여m 무너져
다리 건너던 행인 5m 아래 추락
SNS에선 “전봇대 쓰러지며 붕괴”

“무서워서 다리를 건널 수 없어요. 출퇴근 시간이었다면 대형 인명 피해가 발생했을 겁니다.”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에서 왕복 6차로 교량의 한쪽 보행로가 갑자기 무너지면서 이곳을 걷던 보행자 2명이 사상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신도시 조성과 함께 30년 전 건설된 이 다리는 출퇴근 시간에 차량 통행이 끊이지 않고, 인근 학원가와 지하철역을 오가는 시민들로 붐비는 곳이다. 다리 밑에는 산책로와 벤치 등이 설치됐고 시민들의 에어로빅 장소로 이용돼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졌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아찔한 현장 수습하는 소방대원들 5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교 난간이 무너지면서 인명 피해가 발생하자 현장에 출동한 소방 대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성남=뉴시스
5일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45분쯤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서 탄천을 가로지르는 교량인 ‘정자교’의 한쪽 보행로 108m 가운데 50여m가 무너져내렸다. 이 사고로 보행로를 걷던 행인 2명이 5m 아래 탄천 보행로 쪽으로 추락했다. 이 중 30대 후반의 여성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졌고, 30대 남성 1명은 허리 등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들은 아파트 단지에서 정자역 방향으로 걷다가 다리가 붕괴하면서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어떤 조짐을 보이거나 천천히 붕괴한 것이 아니라 순식간에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고 말했다. 사고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인근 전봇대가 쓰러지면서 붕괴했다”는 목격담이 올라왔다.

소방 당국은 전날 밤부터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지면서 노후 교량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유족과 협의를 거쳐 사망자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고 붕괴 원인과 성남시 안전진단의 적절성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5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교 인근 전봇대가 쓰러져 난간과 인도가 무너져 있다. 이 사고로 30대 여성 1명이 사망하고 30대 남성 1명이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성남=최상수 기자
정자교는 분당신도시 조성과 함께 1993년 건설된 왕복 6차로(폭 26m), 연장 108m의 중대형 교량이다. 정체가 빚어지면 양방향으로 50대 넘는 차량이 밀린다. 인근에 아파트 단지와 주상복합건물, 상가 등이 밀집해 있고 분당선·신분당선 지하철과 분당-수서 고속화도로, 용인-서울 고속도로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이 다리를 지나야 한다.

이 다리는 2021년 정밀점검에선 교량 노면 등에 보수가 필요한 C등급을 받았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이날 긴급브리핑에서 “(정자교는) 지난해 8∼12월 정밀점검 결과에 따라 바닥판과 단면 보수를 마쳤다”며 “이런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관내 교량에 대한 긴급 안전 점검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성남 탄천변에는 소규모 보행교까지 포함해 211개의 다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민들은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정모(52)씨는 “믿기지 않는 날벼락”이라며 “온종일 주민과 아이들이 정자역과 학원가를 오가기 위해 건너는 곳”이라며 “1기 신도시인 분당에는 훨씬 오래되고 위험한 교량이나 터널이 많아 안전 점검에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남=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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