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케뱅·토뱅의 불안한 연체율…건전성 관리 ‘경고등’
2021년 출범한 토스뱅크는 0.72%
카카오뱅크, 0.27%P 올라 0.49%
4대 시중은행보다 가파른 상승률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긴축이 1년 이상 진행되는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의 연체율이 시중은행보다 더 빠르게 상승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출범 후 처음으로 기준금리 3.5% 시대를 맞은 인터넷은행에 대한 건전성 위기관리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카카오·케이·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경영공시에 따르면 케이뱅크 연체율은 2021년 말 0.41%에서 지난해 말 0.85%로 0.44%포인트 상승해 3사 중 가장 높았다.
2021년 10월 출범한 토스뱅크는 그해 말 0.00%였던 연체율이 1년 사이 0.72%로 껑충 뛰었다. 카카오뱅크 연체율은 0.22%에서 0.49%로 0.27%포인트 올라 3사 중 가장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연체율 상승 폭은 0.03~0.04%포인트에 그쳤다.
인터넷은행은 연체율 상승 속도뿐만 아니라 연체율 수준 자체도 주요 시중은행보다 높았다. KB국민은행의 지난해 말 연체율은 0.16%로 4대 은행 중 가장 낮았고, 이어 하나은행(0.20%), 신한·우리은행(0.22%) 순이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금융지원(만기연장·이자상환 유예)의 영향으로 시중은행 연체율 통계에 잡히지 않는 부실이 일부 있을 것”이라며 “이를 고려해도 인터넷은행 연체율은 시중은행과 비교해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연체율이 상승하는 주요한 원인은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긴축 등으로 대출금리가 많이 올라 이자를 내지 못하는 차주(대출받은 사람)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자료를 보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100%를 초과하는 차주가 전체 가계대출 차주의 8.9%에 이른다. DSR 70% 초과 차주는 15.3%였다. DSR은 연 소득 대비 연간 원리금 상환액의 비율로, DSR이 100%를 초과한다는 것은 연 소득보다 원리금 상환액이 더 많다는 뜻이다.
인터넷은행 측은 금융당국 방침에 따라 중·저신용 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연체율이 더 빠르게 오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토스뱅크의 중·저신용 대출 비중은 지난해 말 40.4%, 카카오뱅크는 25.4%, 케이뱅크는 25.1%다.
카카오·케이뱅크는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담보대출 상품이 있으나, 토스뱅크는 신용대출만 취급하는 데다 중·저신용 비중이 높아 고금리에 더 민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토스뱅크는 연체가 늘고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증가해 지난해 대손충당금 등의 적립 규모(1881억원)가 전년(59억원) 대비 31.9배 급증했다. 이 때문에 당기순손실(2644억원)이 전년(806억원)보다 대폭 확대됐다.
중·저신용 집중 대출 영향 주장도
“건전성 관리 역량 펼칠 때” 지적
중·저신용 대출 취급이 곧바로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도 새희망홀씨 등 저신용 서민을 위한 대출상품을 취급하지만 연체율이 가파르게 오르진 않는다”며 “2017년 이후 출범한 인터넷은행은 지금과 같은 고금리가 처음이라 건전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인터넷은행이 ‘실력’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함에 따라 해당 차주들의 부실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건전성 관리 역량과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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