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값에 주워온’ 5할타자? 앤더슨과 밀워키의 만남, 윈-윈 될까[슬로우볼]

안형준 2023. 4. 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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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간절함이 원동력이 됐을까. 앤더슨이 굉장한 모습으로 시즌을 시작하고 있다.

밀워키 브루어스는 4월 5일(한국시간)까지 시즌 첫 5경기에서 4승 1패를 기록했다. 개막전에서 패했지만 4연승을 달리며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1위를 질주하고 있다. 31득점을 몰아친 타선의 힘이 큰 원동력. 그 중심에는 올시즌 새로 합류한 브라이언 앤더슨이 있다.

앤더슨은 5일까지 밀워키가 치른 5경기에 모두 출전했고 5경기에서 무려 .533/.579/1.200 3홈런 10타점을 기록했다. 15타수 8안타를 기록한 앤더슨은 안타의 절반이 장타. 5일까지 메이저리그 전체 OPS 1위, 타율 2위, 장타율 1위, 타점 공동 1위다. 팀 득점의 약 1/3에 관여하며 절정의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다.

사실 앤더슨은 밀워키가 '헐값'에 얻은 타자다. 지난해 11월 마이애미 말린스가 그를 논텐더 방출했고 밀워키는 1월 말 앤더슨과 1년 35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유틸리티 제이스 피터슨, 외야수 헌터 렌프로와 오프시즌 결별한 밀워키는 내외야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앤더슨을 '저렴한 대안'으로 선택했다.

물론 해볼만한 선택이었다. 1993년생 우투우타 앤더슨은 보여준 것이 있는 선수였다. 2014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에서 마이애미에 지명된 앤더슨은 특급 평가를 받는 유망주는 아니었지만 2017년 빅리그에 데뷔한 뒤 마이애미 핵심 전력으로 금방 발돋움했다.

첫 풀타임 시즌이던 2018년 156경기에서 .273/.357/.400 11홈런 65타점을 기록해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 4위에 올랐고 2019년에는 126경기에서 .261/.342/.468 20홈런 66타점 5도루를 기록해 중장거리 타격 능력을 확실히 갖춘 선수로 거듭났다. 단축시즌에도 59경기에서 .255/.345/.465 11홈런 38타점을 기록한 앤더슨은 2018-2020시즌 3년 동안 341경기 .266/.350/.436 42홈런 169타점 7도루를 기록해 해당기간 마이애미에서 가장 뛰어난 생산성을 보인 타자였다. 해당기간 팀 내 최다홈런 타자기도 했다.

하지만 2021시즌 사근, 어깨 부상 등을 겪으며 성적이 떨어졌고 지난해에도 시즌 내내 허리, 어깨 등의 문제를 겪으며 반등하지 못했다. 2021-2022시즌 2년 동안 165경기에서 .233/.322/.359 15홈런 56타점 6도루를 기록하는데 그친 앤더슨은 점차 팀 내 입지가 좁아졌고 결국 지난시즌 종료 후 논텐더 방출을 당했다.

대형 계약과는 거리가 있는 구단인 밀워키는 소규모 계약으로 팀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선수를 찾았고 앤더슨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시즌 초반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수비력에 대단한 강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앤더슨은 3루수와 우익수를 무난히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개막은 우익수로 맞이했지만 주전 3루수인 루이스 우리아스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하자 3루로 이동해 공백을 채우고 있다. 앤더슨이 맡던 우익수 자리는 신예 조이 위머가 이어받아 맹활약 중. 앤더슨 덕분에 밀워키는 시즌 초반 부상자 발생에도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올시즌 종료 후 다시 FA 시장에 나서야 하는 앤더슨은 좋은 성적을 낼 필요가 있다. 물론 5할 타율을 끝까지 이어갈 수는 없지만 슬로스타터 기질이 있는 선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즌 초반부터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은 충분히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요소다.

높은 곳을 바라보는 밀워키 입장에서도 소규모 계약으로 영입한 앤더슨이 기대 이상의 맹활약을 펼쳐주는 것이 고마울 따름. 과연 앤더슨과 밀워키의 동행이 올시즌 '윈-윈' 성적표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브라이언 앤더슨)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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