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성시경에 과거 권위적 예능 사과 “나도 시키는 대로”(유퀴즈)[어제TV]
[뉴스엔 서유나 기자]
유재석이 과거의 권위적인 예능 분위기를 대표로 사과했다.
4월 5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 188회에는 가수 성시경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성시경은 원래부터 가수가 꿈이었냐는 질문에 "꿈이 없었다"며 과거 삼수를 한 사실을 고백했다. 고려대 출신인 그는 "바보 같은 아들이었다. 부모님이 공부시켜주시니까 두 분이 원하는 대학에 가야하지 않나 (싶었다)"며 "요즘 청년들처럼 '난 이게 하고 싶어. 저걸 해야지' 하지 않았다. 뭐 먹고 살지를 삼수 하고 처음 고민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생각해보니 "내가 노래를 제일 좋아하고 자신도 있고. (그치만) 감히 내가 무슨 연예계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며 "지금도 뚱뚱하지만 그때 100㎏ 나가고. 연예인이 아니라 가수가 되자고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가수와 연예인을 분리해서 생각했다는 것.
성시경이 "기억하시겠지만 저는 초반에 예능을 되게 어려워했다"고 하자 유재석은 "엄청난 인기에도 불구하고 표정이나 모든 것들이 별 관심 없는 듯한, 좀 심드렁한 이런 표정이었다. 이런 게 오히려 동료들과는 뭔가 좀 다른 분위기였다"고 떠올렸다.
이에 성시경은 "지금의 경험과 생각을 가지고 그때로 돌아간다면 조금 더 부드럽게 했겠지만 크게 변하지 않았을 것 같다. 왜냐하면 저는 좀 불편했다"고 고백했다.
그러곤 방송에서 만나면 늘 '노래 한 곡 해주세요'라며 노래를 시켰던 유재석과 '자! 댄스 타임'이라며 늘 춤을 시켰던 강호동을 언급했다. 그는 특히 "호동이 형이 제일 싫다. 처음 만났는데 '사랑합니까?'라고 하더라. '처음 만났는데 어떻게 사랑하냐'니까 호동이 형도 너무 당황하더라. ('사랑한다'고 하는 게) 예능인데 저는 그걸 어릴 때 못했다"고 토로했다.
성시경은 "제 지상파 첫 1위가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다. 소감 발표를 할 때 다 우는데 저는 안 운다. 그 시상 프로그램이 싫었다. 예능을 안 하면 음악 프로를 못 나가는 거다. 그때 음악 프로듀서가 '얘는 출연 안 시키겠다'는 거다. (첫 지상파 1위에서) 안 우니까 '쟤는 왜 안 울어'가 되는 거다. (제 성격이) 모난 거다"라고 말했다.
성시경은 "역시 음악방송에 나가기 위해서"라면서 '천생연분'에 나갔던 경험담도 전했다. 가수 비와 승부가 안 나 여성 파트너 위에 쌀 포대를 얹어서 앉았다 일어났다를 새벽 2시 반까지 했다고.
그는 이뿐 아니라 "노래를 만들 때 믹스를 엔지니어가 하잖나. 예전엔 엔지니어 권위도 어마어마했다. 요즘은 클라이언트가 부탁하는 걸 해주잖나. 예전엔 칭찬 10번을 해야 했다. (그 다음) '근데 거기 1분 5초에 혹시 기타를 조금만 올릴 수 있을까요? 제가 바보 귀지만'(이라고 해야 했다). 지금 생각하면 뭐하자는 건지. 말도 안 되는 세상이었다"고 폭로했다.
성시경은 본인의 결핍을 묻자 "아버지한테 영향을 많이 받았다. 우리 아버지는 명품이 하나 있다. 아마도 어디서 선물받은 것일 거다. 그게 아버지가 가진 것 중 제일 이쁘다. 어릴 때부터 늘 자신한테 돈 쓰는 건 정말 바보 같은 거고, 남자가 자신을 치장하거나 자신을 위해 돈쓰는 건 정말 별로인 행동이라고 알고 컸다"고 말했다.
이어 "근데 웬걸, 내 직업은 연예인이다. 피부과도 다녀야 하는데 저는 로션도 안 바른다. 저는 연예게 들어와서 힘들었다. 다 자기를 꾸미고 투자해야 하는 직업인데. 그리고 오해를 해명할 수 없는 것. 신인 가수는 왜 음향 얘기를 하면 안되지? 저는 립싱크가 하기 싫은데, 어느 방송에서 립싱크를 하고 춤을 열심히 추라는 거다. 그럴 때 '감독님 열심히 하겠습니다'가 아니라 '저는 못 하겠는데요'라고 하는 성격이었다. 대신 제가 지금 이렇게 될 수 있던 건 가수가 돼서 노래하는 건 너무나 큰 행복이니까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고 문제는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성시경의 일화를 내내 듣던 유재석은 "지금은 아닌데 예전엔 권위적인 분위기가 많이 있었다. 이러니까 시경 씨가 한편으론 왜 그랬는지 다 이해가 가잖나. 노래 부르는 사람인데 원치 않는 곳에서 원치 않는 걸 틀에 가두어 시키니까 얼마나 힘드냐"면서 "신인 시절 이야기를 해주니 이해가 되고 한편으로는 미안하기도 하다. 그땐 나도 시키는 대로 해야되는 게 있으니 이해 좀 해달라"고 사과했다. 성시경은 유재석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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