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텔루라이드로 혼다 넘었고, EV9이 토요타 잡는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3. 4. 6.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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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오토쇼 윤승규 기아차 북미법인장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시기 최대한 앞당길 것"
윤승규 기아차 북미법인장 /사진= 박준식 기자

"텔루라이드로 기아는 확실히 젊은이들에게 어필하는 핫한 브랜드가 되어 혼다를 넘어섰습니다. IRA(인플레이션 방지법) 보조금 7500달러가 전기차 시장의 판을 흔들고 있지만 신차 EV9이 조지아에서 본격적으로 생산되면 토요타도 잡을 수 있습니다."

기아차가 5일 뉴욕 오토쇼에서 신차 EV9을 선보이면서 올해 4분기부터 미국시장 판매를 개시한다. 뉴욕 허드슨 야드 자비스센터 오토쇼에서 만난 윤승규 기아 북미권역본부 및 미국판매법인 법인장은 "조지아 웨스트포인트 공장에서 EV9이 2024년 말에 생산될 계획인데 그룹의 역량을 총동원해 생산시기를 내년 중반까지 최대한 앞당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V9에 대한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현지 딜러는 물론 전문가와 소비자 반응이 여태까지 이런 차는 없었다는 수준으로 설명된다. 윤 법인장은 "차세대 전기차 모델이 계획 단계일 때 북미법인은 그 대상이 미드사이즈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가운데 기아차 위상을 높인 텔루라이드가 돼야 한다고 본사에 강하게 요청했고 그 결과가 EV9으로 탄생했다"며 "텔루라이드는 인센티브(딜러 보조금)를 지금까지 한 번도 쓰지 않은 공전의 히트 모델이기 때문에 EV9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아차는 텔루라이드 출시 이후 시장점유율이 급증해 현대차와 합친 북미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10%를 넘어서 혼다를 넘어 전체 4위에 올랐다.

EV9은 기아차 최초의 전용전기(EV) 미드쉽 3열 SUV다. 몸집이 육중한 SUV이지만 스포츠카에 필적하는 379마력(hp)과 516 풋 파운드 토크(lb-ft)를 발휘한다. EV9 GT라인은 0-60마일(100km/h)까지 5초대에 가속할 수 있다.

윤승규 법인장은 IRA 보조금에 대해 "개인 판매차량에 받는 보조금은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이 이뤄지는 시기까지 어렵겠지만 리스나 커머셜 판매로 극복할 수 있다"며 "그 사이의 1년여 기간을 차량 자체의 경쟁력으로 이겨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기업이 상업 목적으로 사는 전기차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하거나 배터리 및 핵심 광물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도 최대 7500달러(약 1000만 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윤 법인장은 "과거엔 잔존가치가 한국차들의 약점이었고 이것이 토탈 코스트에 영향을 미쳤지만 기아차의 품질이 올라가 상품성이 개선되면서 잔존가치가 지난해 말 기준 북미 2위까지 올라갔다"며 "픽업 트럭만 빼면 어느 세그먼트에서든지 경쟁할 준비가 돼있다"고 자신했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기간에 생긴 공급망 차질에 대해 윤 법인장은 "지난 1분기에 생산이 22% 증가해 매스마켓(대량판매시장)에서 톱티어 수준으로 성장했다"며 "인센티브를 경쟁사처럼 뿌리지 않고도 딜러들이 줄을 서서 차를 받아가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공급을 조절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올해 미국시장의 신차 판매를 1470만대로 예상하는데 이 가운데 시장점유율이 4.7% 수준으로 올해 성장률은 7.5%를 목표로 잡고 있다.

기아차 북미 차량딜러들의 평균 재고는 1.5개월 수준인데 코로나19 시기에 최저치는 0.2개월까지 떨어졌다. 차가 없어서 못 팔았다는 의미다. 윤 법인장은 "최근 밴더를 계속 바꾸고 추가하면서 딜러재고가 0.5~0.6개월까지 올라왔다"며 "딜러들도 차를 쟁여두고 프리미엄을 받고 파는 것보다 회전율을 높이는 것이 이자율 측면에서나 여러모로 이익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생겨서 판매대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승규 법인장은 전기차 판매비중에 대해 "지난해 4~5%였고 올해 7~8%를 예상하는데 2026년부터 규제가 강력해져서 수요가 400만대 이상으로 늘기 때문에 그 비중도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며 "2030년 650만대 가운데 10% 이상의 점유율을 목표로 하면서 토요타를 잡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와의 상품 경쟁력에 대해서는 "테슬라의 강점인 OTA(Over The Air,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EV9에도 적용했고, 북미 790개 지점에서 애프터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테슬라를 압도한다"며 "올해 EV6가 서비스 인덱스에서 1등을 해서 EV9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쌓이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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