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도 뛰어든 ‘강남 살해 사건’… 코인 수백억대 시세조작으로 번져
서울중앙지검은 ‘서울 강남구 여성 납치·살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황모·유모씨 부부의 암호 화폐(코인) 시세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이라고 5일 밝혔다. 경찰뿐 아니라 검찰까지 이번 사건 관련 수사에 나선 것이다. 이로써 이번 사건은 단순 납치·살해를 넘어 수십~수백억원대의 코인 관련 사건으로 번지게 됐다. 경찰 안팎에서는 배후로 지목된 황·유 부부의 ‘뒷배’에 코인 회사 대표가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중앙지검이 수사에 나선 사건은 지난 2021년 이들 부부와 피해자 A씨가 연루된 건이다. A씨와 이번 사건의 주범 이경우(36)씨는 그해 2월 황·유 부부를 찾아가 1억9000만원 상당의 코인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와 이씨가 이와 같은 일을 벌인 건 당시 P코인 투자를 두고 부부와 사이가 틀어졌기 때문이다. P코인은 상장된 뒤 2020년 12월 1만354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한 뒤 한 달 만에 폭락했고, 5일 오후 2시 현재 5.2원까지 떨어졌다. A씨와 이씨는 자신들이 투자한 P코인 폭락에 황·유 부부가 개입했을 것이라고 의심했다.
경찰은 황·유 부부와 연관된 P코인 회사 대표 B(59)씨도 주목하고 있다. 피해자 A씨는 이들 부부가 B씨와 함께 코인 시세를 조작해 자신에게 큰 손해를 끼쳤다고 생각했다. 피해자 A씨의 측근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시세 조작으로 피해자들이 다수 생겼는데, A씨가 이들을 만나며 자료를 수집하고 있었다”며 “부부와 대표가 내통하며 시세 조작을 했다는 증거도 갖고 있다”고 했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P코인 회사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B씨가 A씨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B씨는 “시세 조작도, A씨의 행동을 감시한 적도 전혀 없다”고 했다. P코인은 서울남부지검이 수사 중인 코인 상장 청탁 목록에도 들어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격이 떨어지는 코인이 암호 화폐 거래소에 상장됐다는 의혹이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이날 A씨를 납치·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이경우·황대한(36)·연지호(30)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신상공개위원회는 “수개월 전부터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해 공개된 장소에서 피해자를 납치 후 살해해 범죄의 중대성과 잔인성이 인정된다”며 “3명 모두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등 충분한 증거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수서경찰서는 기존에 입건한 피의자 4명 외에 배후로 지목된 부부 중 1명을 추가로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공범 관계나 배후 등 확인을 위해 폭넓게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황·유 부부를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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