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법무부 예산 끊어라" 여론전 나선 트럼프[뒷북 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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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문 입막음' 혐의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법원에 출석해 무죄를 주장한 후 조 바이든 행정부를 향한 비난을 이어가며 여론전을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저녁에도 플로리다 마러라고리조트 내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맨해튼 검찰의 기소는 그가 내년 대선에서 당선되는 것을 방해하기 위한 '선거 개입' 수사라고 거듭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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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건 범죄 혐의 "모두 무죄" 주장
檢, 도어맨 등 돈 지급 정황 공개
親트럼프 vs 反트럼프 갈등 고조
내년초 재판···공화당 경선 맞물려
‘성추문 입막음’ 혐의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법원에 출석해 무죄를 주장한 후 조 바이든 행정부를 향한 비난을 이어가며 여론전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기소가 자신의 내년 대선 도전을 방해하기 위한 ‘정치적 수사’로, 바이든 정부가 사법체계를 무기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5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공화당은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이 정신 차릴 때까지 예산 지원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수사 당국을 예산으로 압박해야 한다는 일종의 지침을 내린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저녁에도 플로리다 마러라고리조트 내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맨해튼 검찰의 기소는 그가 내년 대선에서 당선되는 것을 방해하기 위한 ‘선거 개입’ 수사라고 거듭 밝혔다. 그는 자신을 기소한 앨빈 브래그 맨해튼 지검 검사장을 “급진적 좌파인 조지 소로스(대표적인 민주당 후원자)가 지원하는 검사”라고 칭하면서 “극단적인 좌익 미치광이들이 사법 당국을 이용해 우리 선거에 개입하려고 하는데 이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50여 분간 진행된 기소인부절차 때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미국 헌정 사상 최초로 전직 대통령 신분으로 피고인석에 앉은 그는 판사의 질문에 “네” “무죄입니다” 등 짧은 대답 외에는 별 다른 말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도 그가 전직 대통령이라는 점을 감안해 경찰서가 아닌 법원에서 신원확인 절차를 거치도록 했고 범인 식별용 얼굴 사진인 머그샷 촬영을 취소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포르노 배우와의 성추문 의혹을 덮기 위해 돈을 건네면서 기업 문서를 조작한 것을 포함해 모두 34건의 중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직전 사생활 관련 폭로를 막기 위한 입막음용 금전 제공이 최소 3건이었다는 새로운 사례를 제시했다. 이번 기소의 핵심인 전직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이 지급한 돈 뿐 아니라 트럼프와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한 성인잡지 모델 캐런 맥두걸, ‘트럼프에게 혼외자식이 있다’고 주장한 트럼프월드타워 도어맨에게도 트럼프 측근이 운영하는 잡지사 내셔널인콰이어러가 돈을 주고 입을 막았다는 것이다. 브래그 검사장은 "트럼프는 2016년 대선 기간에 불리한 정보를 유권자들에게 숨기는 범죄행위를 저질렀다”면서 “이를 감추기 위해 기업 문건을 반복적으로 위조했다”고 비판했다.
NYT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석한 맨해튼 형사법원 일대는 시위대와 취재진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동을 중계하기 위해 헬리콥터가 동원되는가 하면 CNN은 맨해튼 5번가에 중계방송 세트까지 설치했다. 트럼프 지지자인 극우 성향의 마저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공화·조지아)이 이끄는 시위대가 도착하자 트럼프 반대 시위자들이 반발하며 “조지아로 돌아가라”고 외치기도 했다. 경찰은 시위대를 성향에 따라 바리케이드로 분리했고 양측은 수 시간 동안 고함을 질렀으나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ABC방송 등은 전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실제 재판이 내년 초 열릴 예정인 가운데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등과 맞물려 정치적 파장이 재차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사건 외에도 조지아주 선거 개입 의혹, 국가기밀문서 유출 의혹 등으로 특검의 수사를 받고 있다.
워싱턴=윤홍우 특파원 seoulbird@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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