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과학과 사실을 거부 ‘괴담 정치’ 유혹 못 버리는 민주당

조선일보 2023. 4. 6.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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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저지 대응단’ 의원 5명이 “허무맹랑하다”는 지적에도 불구, 6일 일본 후쿠시마를 항의 방문한다. 후쿠시마 원전 인근의 오염을 확인하고 도쿄전력 방문, 일본 의원들과 면담을 통해 오염 처리수 방류의 문제점을 알리겠다고 했다. 4일 “(오염 처리수를) 본격적으로 방류하면 우리 국민의 먹거리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을지 우려된다”는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도쿄 전력은 대응단의 면담 요청을 거부했고, 일본 의원들도 이들을 만나기를 꺼리고 있다고 한다.

만약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 방류가 한국에 영향을 미친다면 항의 방문 정도가 아니라 정부가 정식 대응을 해야 한다. 하지만 사실과 거리가 멀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한국에서 해양 방사능 문제에 대해서는 가장 정통한 곳이다. 이 두 기관이 연합해서 시뮬레이션한 결과를 지난달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금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를 방류하면 태평양을 한바퀴 돌아 4~5년 후 우리 근해에 본격적으로 온다. 당연히 희석돼 우리 해역의 삼중수소(트리튬)는 약 10만분의 1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수치를 따지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사실상 건강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원자력 전문가들은 세슘, 스트론튬 등 다른 방사성 물질도 비슷할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 원전들의 지난해 삼중수소 배출량이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 예상 방류량의 10배라는 발표도 나온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저지 대응단 소속 양이원영 의원 등이 5일 오전 주한일본대사관 방문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고 있다. /뉴스1

후쿠시마는 동해가 아니라 태평양에 접해 있기에 이곳을 떠난 해류는 미국 알래스카, 캘리포니아주, 하와이를 거치는 방식으로 순환해 한국에 오게 된다. 후쿠시마 사고 당시 떠내려간 가옥 등의 잔해들이 미 서부와 하와이 등에서 먼저 발견된 것을 떠올려보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이 잔해들 중 한국 근해에서 발견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 방류에 문제가 많다면 해류 이동에 따라 가장 먼저 피해를 당할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이 이를 문제 삼는다는 얘기는 어디에도 없다.

미국의 연구소들은 후쿠시마 폭발 이후 서부 해안의 바닷물을 채취, 방사능 오염 여부를 조사했는데 인체에 해를 미치는 수준이 아니었다. 태평양의 면적은 1억6525만㎢, 동서 길이는 약 1만6000km다. 지구 전체 면적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크다. 후쿠시마 사태 당시 아무런 처리도 하지 못한 방사능 오염 물질이 바다로 퍼져 나갔지만, 방대한 태평양에 완전히 희석돼 방사능 문제가 없었던 것이다. 앞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 방류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우리 정부도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 이 결론이 나오면 그에 따르면 된다. 민주당이 마치 한국이 후쿠시마산 수산물을 수입할 것처럼 말하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정부가 수입하지 않는다고 몇 번이나 밝혔는데 누가 어떻게 수입하나.

광우병, FTA, 사드 전자파, 세월호 잠수함 충돌, 천안함, 수돗물 민영화 등 민주당은 괴담 정치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들도 이 괴담들이 근거 없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다. 정치적으로 괴담에 선동되는 사람이 많이 있기 때문에 괴담은 이용할 가치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소수당이면 이럴 수도 있다. 그런데 국회를 장악한 다수당이 괴담 정치를 벌인다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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