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랑시문학상에 김선태 ‘짧다’… “남도의 서정-가락 만개”
최훈진 기자 2023. 4. 6.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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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와 전남 강진군이 공동 주최하는 제20회 영랑시문학상 수상작으로 김선태 시인(63)의 시집 '짧다'가 선정됐다.
본심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오세영, 서정춘, 이형권 시인은 최종 후보작 5개 중 김 시인의 시집을 수상작으로 결정했다고 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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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변의 시대, 말 아끼는 시법 신선”
14일 강진 영랑생가서 시상식
14일 강진 영랑생가서 시상식
동아일보와 전남 강진군이 공동 주최하는 제20회 영랑시문학상 수상작으로 김선태 시인(63)의 시집 ‘짧다’가 선정됐다. 본심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오세영, 서정춘, 이형권 시인은 최종 후보작 5개 중 김 시인의 시집을 수상작으로 결정했다고 5일 밝혔다.
수상작은 쉽고 함축적인 언어로 강렬한 깨달음과 울림을 전한다. ‘밥그릇과 무덤은 닮았다/밥그릇을 엎으면 무덤이 되고/무덤을 뒤집으면 밥그릇이 된다/엎었다 뒤집다를 반복하는/우리들 생사의 리듬/밥그릇과 무덤을 합하면 원이다/둥글게 돌아간다’(시 ‘밥그릇과 무덤’ 중)라고 쓴 시구가 대표적이다. 김 시인은 5일 전화통화에서 “밥그릇과 무덤의 모습이 닮은 데서 착안한 시다. 삶과 죽음은 둥글게 돌아간다”고 했다.
심사위원들은 수상작에 나타난 김 시인의 시적 확장성에 주목했다. 그동안 김 시인이 추구해 온 전통적인 시 세계와 구분되는 새로움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짧다’라는 제목처럼 시집에 실린 시의 형식이 현격히 짧아진 것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김 시인의 이번 시집은 ‘평생토록 지은 집이/못마땅해 부숴 버렸더니/비로소 마음에 드는 집이 생겼다…정신의 뼈대만 앙상한 집이/없으니까 있다’(시 ‘있다’ 중)처럼 대체로 5행 내외다.
심사위원들은 “다변의 시대에 말을 아끼는 시법(詩法)은 그 자체로 새롭다”며 “시집에 실린 시 ‘있다’에서 보이는 자아에 대한 역설적 인식이나 시 ‘단짝’에서 간명하면서도 따사롭게 그린 봄 풍경, ‘밤낚시·2’에서 드러난 우주적 상상과 결합한 세련된 이미지가 인상적이다”라고 평가했다. 김 시인은 짧은 시형(詩型)에 대해 “시 본래의 진정성과 의의를 되찾고 바쁘게 흘러가는 지금 시대에 시를 잃지 말고 살아가자는 의도였다”고 했다.
전남 강진에서 태어난 김 시인은 남도의 서정과 토속적 언어에 천착해 왔다. 심사위원들은 “김영랑에서 송수권, 고재종 등으로 이어지던 남도의 서정과 가락이 김선태에 와서 다시 만개하고 있다”고 평했다. 김 시인은 “중학교 1학년 때 영랑 시집을 읽으며 처음 시를 습작했고, 영랑과 같은 순수 서정시인이 되길 꿈꿔 왔다”며 “뛰어난 가락, 섬세한 언어의 운용, ‘촉기(눈빛 등에서 느껴지는 생기와 재기)의 미학’ 등 영랑 시의 남도적 특징으로부터 시 작법에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가장 받고 싶었던 상을 받아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목포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와 원광대에서 각각 국문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김 시인은 목포대 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93년 광주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등단했다. 제9회 시작문학상(2017년)과 제4회 송수권시문학상(2018년)을 수상했다. 시집 ‘간이역’ ‘작은 엽서’ ‘동백숲에 길을 묻다’ ‘살구꽃이 돌아왔다’ ‘그늘의 깊이’ ‘한 사람이 다녀갔다’ ‘햇살 택배’ 등을 펴냈다. 문학평론집으로는 ‘풍경과 성찰의 시학’ ‘진정성의 시학’ 등이 있다.
시상식은 14일 오후 3시 전남 강진군 영랑생가에서 열린다. 상금은 3000만 원.
수상작은 쉽고 함축적인 언어로 강렬한 깨달음과 울림을 전한다. ‘밥그릇과 무덤은 닮았다/밥그릇을 엎으면 무덤이 되고/무덤을 뒤집으면 밥그릇이 된다/엎었다 뒤집다를 반복하는/우리들 생사의 리듬/밥그릇과 무덤을 합하면 원이다/둥글게 돌아간다’(시 ‘밥그릇과 무덤’ 중)라고 쓴 시구가 대표적이다. 김 시인은 5일 전화통화에서 “밥그릇과 무덤의 모습이 닮은 데서 착안한 시다. 삶과 죽음은 둥글게 돌아간다”고 했다.
심사위원들은 수상작에 나타난 김 시인의 시적 확장성에 주목했다. 그동안 김 시인이 추구해 온 전통적인 시 세계와 구분되는 새로움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짧다’라는 제목처럼 시집에 실린 시의 형식이 현격히 짧아진 것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김 시인의 이번 시집은 ‘평생토록 지은 집이/못마땅해 부숴 버렸더니/비로소 마음에 드는 집이 생겼다…정신의 뼈대만 앙상한 집이/없으니까 있다’(시 ‘있다’ 중)처럼 대체로 5행 내외다.
심사위원들은 “다변의 시대에 말을 아끼는 시법(詩法)은 그 자체로 새롭다”며 “시집에 실린 시 ‘있다’에서 보이는 자아에 대한 역설적 인식이나 시 ‘단짝’에서 간명하면서도 따사롭게 그린 봄 풍경, ‘밤낚시·2’에서 드러난 우주적 상상과 결합한 세련된 이미지가 인상적이다”라고 평가했다. 김 시인은 짧은 시형(詩型)에 대해 “시 본래의 진정성과 의의를 되찾고 바쁘게 흘러가는 지금 시대에 시를 잃지 말고 살아가자는 의도였다”고 했다.
전남 강진에서 태어난 김 시인은 남도의 서정과 토속적 언어에 천착해 왔다. 심사위원들은 “김영랑에서 송수권, 고재종 등으로 이어지던 남도의 서정과 가락이 김선태에 와서 다시 만개하고 있다”고 평했다. 김 시인은 “중학교 1학년 때 영랑 시집을 읽으며 처음 시를 습작했고, 영랑과 같은 순수 서정시인이 되길 꿈꿔 왔다”며 “뛰어난 가락, 섬세한 언어의 운용, ‘촉기(눈빛 등에서 느껴지는 생기와 재기)의 미학’ 등 영랑 시의 남도적 특징으로부터 시 작법에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가장 받고 싶었던 상을 받아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목포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와 원광대에서 각각 국문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김 시인은 목포대 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93년 광주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등단했다. 제9회 시작문학상(2017년)과 제4회 송수권시문학상(2018년)을 수상했다. 시집 ‘간이역’ ‘작은 엽서’ ‘동백숲에 길을 묻다’ ‘살구꽃이 돌아왔다’ ‘그늘의 깊이’ ‘한 사람이 다녀갔다’ ‘햇살 택배’ 등을 펴냈다. 문학평론집으로는 ‘풍경과 성찰의 시학’ ‘진정성의 시학’ 등이 있다.
시상식은 14일 오후 3시 전남 강진군 영랑생가에서 열린다. 상금은 3000만 원.
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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