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온 이정후 잡을 기회… “초구는 무조건 스트라이크!”

임보미 기자 2023. 4. 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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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25·키움·사진)와 승부해서 꼭 이겨보고 싶다. 어느 공이든 다 잘 치는 타자이기 때문이다." 2020년 당시 충암고 3학년이었던 강효종(21)은 LG로부터 1차 지명을 받은 뒤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주전급 야수 대부분이 30대인 두산이 강효종 대신 서울고 내야수 안재석(21)을 지명하기로 방향을 틀면서 강효종은 LG 선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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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키움전 기다려온 LG 선발 강효종
“어떤 공도 잘치는 이정후 꺾고싶다”… 고3때 당찬 선언하고 실력 키워와
구속-구위-제구-경기운영 다 뛰어나
LG 투수코치 “리그 대표 1선발될 것”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안방 팀 키움을 상대로 시즌 첫 선발 등판하는 LG 강효종. 2021년 1차 지명자 출신인 강효종은 입단 2년 차인 지난해 막바지에 ‘대체 선발’로 1군 데뷔전을 치른 뒤 올 시즌에는 팀의 5선발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됐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이정후(25·키움·사진)와 승부해서 꼭 이겨보고 싶다. 어느 공이든 다 잘 치는 타자이기 때문이다.”

2020년 당시 충암고 3학년이었던 강효종(21)은 LG로부터 1차 지명을 받은 뒤 이렇게 말했다. 이로부터 3년 만에 강효종은 드디어 이정후와 상대할 기회를 얻게 된다. 강효종은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안방 팀 키움을 상대로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4일 고척돔에서 만난 강효종은 ‘이정후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질 자신이 있느냐’는 질문에 곧바로 “초구는 무조건 스트라이크!”라고 ‘돌직구’처럼 대답하다가 “던지∼려고 한다”며 ‘살짝’ 꼬리를 내렸다. 그러나 결국 “자신 있게 던져보겠다”라면서 의지를 불태웠다.

충암고 시절 강효종은 덕수고 장재영(21·키움)에 이어 서울 지역 ‘넘버2’ 투수로 평가받았다. 당시 서울 연고 프로야구 3개 구단은 키움, 두산, LG 순서로 1차 지명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두산에서 강효종을 지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면 1990년대 투수로 활동했던 아버지 강규성 씨(54)에 이어 부자가 모두 두산 유니폼을 입는 장면도 연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주전급 야수 대부분이 30대인 두산이 강효종 대신 서울고 내야수 안재석(21)을 지명하기로 방향을 틀면서 강효종은 LG 선수가 됐다. 강효종은 LG 투수로는 아직 안방 마운드에 선 적이 없지만 충암중 시절이던 2017년 LG트윈스기 야구대회 우승팀 주장 자격으로 잠실구장에서 시구를 한 적이 있다. 강효종은 “LG에 올 운명이었던 것 같다”며 웃었다.

고교 1학년 때부터 팀 주축 투수로 공을 많이 던졌던 강효종은 입단 후 1년 넘게 투구 밸런스를 찾지 못해 재활과 부진을 반복했다. 퓨처스리그(2군)에 머물며 천천히 몸을 만들던 강효종은 지난해 10월 7일 창원 NC전에서 첫 1군 선발 등판 기회를 얻어 곧바로 첫 승(5이닝 2실점)을 따냈다.

당시에는 팀이 정규리그 2위를 확정한 상황에서 선발 투수들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 강효종이 마운드에 올랐던 것이다. 그러나 올 시즌은 기대치가 다르다. 염경엽 LG 감독은 시즌 개막 전 강효종을 5선발로 낙점하며 “속구, 슬라이더, 커브 모두 구종 가치가 높다. 메이저리그에서 투수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볼 때도 ‘무조건 써야 하는 투수’로 분류될 것”이라며 “봉중근의 뒤를 이을 LG의 토종 에이스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실제로 강효종은 스프링캠프 동안 구속, 구위, 제구, 경기 운영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받았다. 2군 시절부터 강효종을 지도했던 김경태 LG 투수코치 역시 “효종이가 쌓인 커리어가 없어 5선발로 시작하지만 결국 김광현(35·SSG)처럼 리그를 대표하는 1선발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효종이는 공의 수직 무브먼트가 장점인데 공 회전축이 눕혀져서 옆으로 날리는 공이 많았다”면서 “한때 팔이 10시 방향까지 내려왔었는데 지금은 11시 방향 정도까지 올라오면서 공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아직 1군에서 딱 1경기밖에 치르지 않아 기념구가 ‘첫 삼진’, ‘첫 승리’ 이렇게 두 개뿐인 강효종은 “아프지 않게 올 시즌을 풀타임으로 치르면 좋은 결과는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제가 등판하는 날에는 팬 여러분께서 ‘오늘은 이기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즐겁게 경기장을 찾아오실 수 있게 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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