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배의 공간과 스타일] [181] 쉐이크쉑 햄버거

박진배 뉴욕 FIT 교수, 마이애미대학교 명예석좌교수 2023. 4. 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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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남단에 매디슨 스퀘어 공원(Madison Square Park)이 있다. 그리고 그 공원 안에 유명한 ‘쉐이크쉑(Shake Shack)’ 1호점이 있다. 이 햄버거 브랜드의 창업자 대니 마이어(Danny Meyer)는 세인트루이스 출신이다. 고등학교 시절, 방과 후면 미국 중서부 지역에 흔한 ‘스테이크 앤 셰이크(Steak’n Shake)’에서 친구들과 어울리곤 했다. 후에 뉴욕으로 건너와 레스토랑 사업을 하던 그는 자신이 먹던 햄버거를 생각하고 뉴욕에 그런 품질과 분위기의 햄버거 가게가 없는 것을 늘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레스토랑 근처에 관리가 되지 않고 노숙자들만 들끓던 공원을 살리기 위한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 노력을 인정받아 2004년 뉴욕시에서 공원 안에 작은 햄버거 스탠드를 건축, 운영하는 허가를 받는다. 이런 좋은 취지에 동조하여 인근에 있는 유명 디자인 회사 펜타그램(Pentagram)은 로고를 무료로 디자인해 주었다. 오늘날 전설이 된 쉐이크쉑의 시작이다.

이렇게 시작된 쉐이크쉑은 싸구려로 인식되던 햄버거를 업그레이드했다고 평가받았다. 그리고 공원의 활기찬 옛 모습을 찾는 데 크게 기여했다. 성공의 큰 부분은 공원의 환경과 건축 덕분이다. 설계를 담당한 ‘사이트(SITE)’는 미국 시골에서 흔히 보이는 햄버거 가게 같은 디자인으로 타 지역 출신이 많은 뉴요커들의 향수를 불러왔다. 몇 해 전 한국에도 쉐이크쉑이 상륙했다. 뉴욕을 다녀갔던 방문객들과 SNS를 통해서도 이미 소문이 나있었던 브랜드여서 그 인기는 예상되던 바였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햄버거를 서울에서도 먹을 수 있다는 편리함은 있지만, 다른 글로벌 체인들과 마찬가지로 초창기의 정서와 문화, 매직을 상실한 느낌이 드는 것은 다소 아쉽다.

셰이크셱 햄버거

봄이 찾아왔다. 매디슨 스퀘어 공원에도 잔디밭 벤치에 앉아 햇볕을 쬐며 햄버거와 밀크셰이크를 먹는 뉴요커들로 붐빈다. 겨울 동안 대니 마이어의 다른 레스토랑에서 손님의 코트를 받아주는 일을 하던 직원들이 쉐이크쉑의 바빠진 일손을 도우려 투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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