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교산&그너머] <1326> 전남 여수 봉화산~부암산

이창우 산행대장 2023. 4. 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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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탑 호위하고 진달래 인사하고…남해바다엔 명산 도열


- 봉화산 산림욕장~신덕마을 코스
- 울창한 편백숲·푹신한 산길 매력
- 돌산도·금오도·금산·광양만 등
- 막힘 없는 파노라마 조망 황홀
- 등산로 주변 진달래군락도 볼만

이맘때 전남 여수로 답사 산행을 간다고 하면 십중팔구는 진달래 명산인 진례산(510m)을 가느냐고 묻는다. 그런데 여수에는 진례산만 있는 게 아니다. 근교산 취재팀이 이미 소개했던 우리나라 4대 관음성지중 한 곳인 향일암을 품은 돌산도 금오산(320.6m)과 돌산대교에서 향일암을 잇는 돌산종주 등 등산 동호인을 유혹하는 다양한 산행 코스도 있다.

▮진례산 유명세에 가려진 봉화산

전남 여수시 봉화산~부암산은 산길이 넓고 양탄자를 깐 듯 푹신해 걷기 좋다. 산 아래 만덕동 주민이 봉화산 정상의 봉화대에서 북쪽 조망을 즐기고 있다. 왼쪽은 영취산과 진례산이며 오른쪽은 가야 할 부암산이다. 발아래 진달래 군락에 꽃몽오리가 맺혀 있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진례산의 유명세에 가려 조용히 나 홀로 산행을 즐기기에 딱 좋은 전망대 산인 봉화산(烽火山·464m)~부암산(浮岩山·304m)을 소개한다.

근교산 취재팀은 진달래 산 답사를 떠난 게 아니었다. 그런데 봉화산 정상 주위로 생각도 못 한 진달래 군락을 만났다. 근교산 지면에 소개될 때면 진달래가 만개할 것으로 보인다. 진례산 진달래는 외지인에게 보이기 위해 화려하게 치장했다면, 봉화산 진달래는 발그레한 두 뺨에 수줍어하는 새색시를 닮아 등산로에서는 극히 일부만 보인다.

봉화산 정상에서 만난 만덕동 주민은 “봉화산에도 진달래나무가 많으며, 상수원보호구역이다 보니 울창한 숲과 양탄자를 깐 듯 푹신한 산길은, 산행하기에는 진례산보다 더 낫다”고 했다. 미평 봉화산을 여수시에서 최초로 산림욕장으로 지정했다. 그만큼 숲이 울창해 2011년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수상과 2020년 ‘전라남도 가봐야 할 이코노미 명품 숲’에 선정됐다. 봉화산은 산정에 봉수대가 남아 있다. 부암산은 원래 ‘달뜨기 몬당’으로, 호명동에서 보면 산등성이에 달이 걸리는 모습이 아름다워 부월산(浮月山)이라 했다 한다.

봉화산 정상의 3m 높이 봉화대 터.


산행경로는 봉화산 산림욕장 주차장~‘산림욕장 가는 길’ 입구~봉화산산림욕장 돌탑, 안내도 갈림길~편백숲 ‘쉼터 5’ 갈림길~능선 삼거리~호명고개·정상·천성산 기도원 임도 삼거리~정상·산림공원 사거리~봉화산 정상~산림욕장·부암산·천성산 정상 사거리~호명고개~암봉 전망대~신덕 팻말 갈림길~398봉~호명마을·신덕마을 갈림길~부암산 정상~도로(망양길)~굴다리~신덕마을(신덕경로당정류장)이다. 산행 거리는 약 9.5㎞이며, 5시간 안팎 걸린다.

엑스포대로(17번국도) 만흥 3교 아래 봉화산 산림욕장 주차장에서 출발한다. 북쪽 펼침막 거치대로 건널목을 건넌다. 왼쪽 장애인복지관과 사이에 ‘산림욕장 가는 길’ 안내판을 보고 덱 계단을 올라간다. 본격적인 산행 들머리다. 잘 단장된 무덤을 지나 나오는 갈림길에서 산림욕장 안내판을 보고, 왼쪽으로 꺾어 봉화산 산림욕장에 들어선다. 곰솔 편백 후박나무 상수리나무 등이 하늘을 가리는 숲 그늘 길이다. 산책로 정비가 잘 되어 있다. 체육공원을 지나 주차장에서 15분이면 큰 돌탑과 종합안내도가 들어선 갈림길에 도착한다.

▮울창한 편백숲, 봉화산 산림욕장

봉화산 정상의 부암산 방향 이정표.


봉화산 등산로는 두 길, 취재팀은 직진해 개울에 놓인 나무다리를 건너 쉼터를 지났다. 오른쪽 산림공원(1.6㎞) 방향도 봉화산으로 간다. 나무 덱 계단을 올라 울창한 편백숲에 닿는다, ‘쉼터 5’ 갈림길에서 봉화산은 아무 표시 없는 오른쪽으로 간다. 직진하는 통나무 계단은 팔각정 가는 길. 5분이면 임도가 지나가는 능선 갈림길에 올라서는데 오른쪽으로 꺾는다. 왼쪽으로 호랑산이 보인다. 10분이면 ‘Y자’ 임도 삼거리에 도착한다. 봉화산은 ‘정상(1.0㎞)’ 방향 가운데 능선을 탄다. 왼쪽은 호명고개 방향이며, 오른쪽은 천성산 기도원에서 올라오는 길.

완만한 산길은 능선의 편백숲을 지난다. 10분이면 사거리길, 봉화산은 직진한다. 오른쪽은 산림공원에서 오는 길. 곧 가파른 철계단을 올라가면 정상까지 진달래 군락이다. 진례산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등산로 양쪽 모두 꽃몽오리가 맺혀 있다. 20분이면 진달래가 둘러싼 봉화산 정상에 올라선다. 3m 높이인 봉화대 석축이 늘어선 돌탑의 호위를 받고 있다. 봉화대에 오르면 조망은 막힘이 없다.

남쪽 ‘여수의 섬’ 안내판 뒤로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한산대첩에서 승리하자 종과 북소리가 사흘간 났다는 종고산에서 시계방향으로 돌산대교 돌산도 대경도 금오도 월호도 소경도 개도 백야도, 발아래는 여수시내를 감싸는 마래산 호암산 장군산 구봉산 고락산이 솟았다. 북쪽으로는 호랑산 진례산 부암산 망운산 금산 설흘산 등이 펼쳐진다.

미평 봉화산산림욕장의 울창한 편백숲.


부암산은 ‘현 위치 번호 수호길 2’ 사각 기둥이 서 있는 이정표에서 북쪽 호명재(2.4㎞)로 내려간다. 봉화대를 지나 직진하면 천성산으로 간다. 진달래 군락 사이를 내려가면 사거리길, 부암산(5.4㎞)·신덕(6.7㎞)으로 직진한다. 평탄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봉화산 동쪽 산비탈은 온통 진달래 꽃불이 활활 타올랐다. 오른쪽은 해양경찰교육원과 1940년께 여수시의 식수원으로 만든 동천저수지가 보인다. 이제 식수로 쓰지 않는지 식수원 표석이 모두 뽑혀 있다. 364봉을 돌아 호명고개로 내려간다.

고개 왼쪽은 동천마을인데, 동천저수지를 만들 때 마을이 수몰돼 이곳으로 이주했다. 봉화산에서 45분이면 호명고개에 닿는다. 부암산 정상(2.5㎞)은 직진한다. 왼쪽은 호명마을(1.9㎞) 방향이며, 오른쪽 해양경찰교육원 후문은 철문이 닫혀 있다. 한동안 너른 길이 이어지며,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꺾는다.

‘현위치 번호 동반길 3’ 사각기둥을 지난다. 능선은 소사나무가 많고 곳곳이 바위 전망대다. 집채만 한 암봉을 오른쪽으로 돌아 능선에서 왼쪽 암봉 전망대를 갔다 온다. 서쪽 봉화산에서 호명고개를 거쳐 걸어왔던 능선과 동쪽 광양만 건너 하동 금오산, 남해도의 명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편평한 바위 전망대를 지나면 신덕마을 팻말이 나온다. 398봉을 내려가면 다시 진달래 터널이다. 암봉 전망대에서 약 35분이면 이정표 삼거리에 닿는다. 이정표 기둥에 누군가 ‘부암산 440m’라 표시해 놓았다. 오른쪽 신덕마을로 내려간다. 왼쪽은 호암마을 방향. 묘도와 연결된 묘도대교와 광양과 여수국가산업단지, 하산할 신덕마을, 석유비축기지 등이 보인다. 옹기종기 모인 바위를 지나 15분이면 신덕마을에서 부암산 정상이라 하는 304봉을 지난다.

곧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뚜렷한 길을 내려간다. 25분이면 부암산 입구 도로(망양로)에 내려서고, 신덕마을은 왼쪽으로 꺾는다. 70m쯤 간 뒤 왼쪽, 신덕건설 중기로 도로를 벗어나 굴다리를 통과한다. 신덕천을 끼고 15분이면 마을 가운데 신덕경로당 정류장에 도착한다.

# 교통편

- 당일산행엔 교통안전공단 여수검사소까지 자차 이용을

거리가 멀어 대중교통으로 당일 산행은 할 수 없어 승용차 이용이 낫다. 승용차 이용 때는 전남 여수시 만성로 184-11 한국교통안전공단 여수검사소를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하고 검사소 입구 교각 아래 봉화산산림욕장 전용 주차장에 차를 둔다. 주차비 무료.

대중교통은 부산 사상구 서부터미널에서 여수종합버스터미널로 간 뒤 택시로 한국교통안전공단 여수검사소로 가는 게 편하다. 검사소로 6번 시내버스가 운행하지만, 여수세계박람회를 거쳐 한참 돌아간다. 서부터미널에서 여수터미널행은 오전 8시 9시15분 11시10분 등에 출발한다. 2시간50분 소요. 산행 뒤 신덕마을에서 여수터미널로 가는 73번 시내버스는 소치 종점에서 오후 3시50분 4시30분 5시10분 5시50분 등 밤 10시까지 4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신덕경로당정류장에 바로 도착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했다면 터미널로 바로 가면 되고, 봉화산산림욕장주차장에 차가 있다면 둔덕사거리정류장에서 내려 도로를 건너 택시를 탄다. 여수터미널에서 부산행은 오후 3시 4시30분 6시 8시에 있다.

가볼만 한 곳은 만성리 검은 모래해변이다. 봉화산 산림욕장 주차장에서 약 3㎞ 떨어졌다. 해변 모래가 검은 색을 띤다. 버스커 버스커가 부른 ‘여수 밤바다’의 노랫말 배경이 된 곳이라 한다. 검은 모래해변에서 신덕마을로 가는 해안 드라이브도 괜찮다.

맛집 한 곳 추천한다. 마을 형태가 솥을 거는 아궁이 모양에서 유래했다고 하는 소치마을에 ‘소치자연횟집’이 알려졌다. 산행 피로는 역시 시원한 물회로 푸는 게 최고다. 물회와 자연산 회로 현지인이 찾는 맛집이다. 물회 (사진)1인 1만8000원.

문의=문화라이프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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