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선 트럼프 “나는 무죄”…다시 또 둘로 나뉘는 미국
[앵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7년 전 대선 구호를 다시 외쳤습니다.
사상 첫 전직 대통령 기소라는 위기를 발판 삼아, 내년 대선을 위한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겁니다.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 출석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했는데요.
법원 주변에선 트럼프 지지자와 반대하는 시민들이 서로 대치하며 둘로 나뉜 미국의 현주소를 보여줬습니다.
뉴욕, 한보경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맨해튼 형사법원에 들어섭니다.
맨해튼 지방검찰이 기소 결정을 내린지 닷새만입니다.
미국 전현직 대통령을 통틀어 사상 처음으로 형사 법정에 선 트럼프는, 검찰이 기업문서 조작과 관련해 제기한 34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기간 이른바 '성추문 입막음용' 돈을 모두 3명에게 건네는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기업 문서를 조작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앨빈 브래그/미국 맨해튼지방검사장 : "지난 2016년 대선과 관련한 범죄들을 감추기 위해서 그렇게 했다는 증거들이 있습니다."]
트럼프는 자신에 대한 기소를 "내년 대선을 겨냥한 엄청난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 : "저는 이런 일이 미국에서 일어날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저지른 유일한 범죄는 국가를 파괴하려는 사람들로부터 용감하게 나라를 지킨 것입니다."]
트럼프가 출석한 법원 일대에선 기소를 둘러싼 찬반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마이클 오스틴/트럼프 지지 시위 참가자 : "트럼프는 완벽한 신사입니다. 저는 계속 같이 싸우자고, 100% 지지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캐런/트럼프 반대 시위 참가자 : "아무도 법 위에 있지 않습니다.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는 오늘을 승리로 이끌 것입니다."]
전직 대통령은 기소하지 않는다는 미국 역사의 불문율은 깨졌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본인에 대한 이번 형사기소를 지지층 결집에 최대한, 그것도 아주 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미국 사회의 정치적 분열은 더욱 극명해질 거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KBS 뉴스 한보경입니다.
한보경 기자 (bkhan@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