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자리, 절대 못 비켜 ”… 주차장서 드러누운 ‘황당’ 알박기

부산 반여농산물도매시장에서 주차 자리를 두고 운전자와 시비가 붙은 한 여성이 바닥에 누운 모습. /인스타그램

부산의 한 농산물 시장에서 주차 자리를 두고 실랑이를 벌이던 여성이 “절대 비킬 수 없다”며 바닥에 눕는 일이 벌어졌다.

5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주차장 알박기 레전드’라는 제목의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 짧은 영상에는 한 여성이 야외 주차장의 한편에 누운 모습이 담겼다. 검정 차량 한 대가 이 여성을 향해 경적을 크게 울렸지만 이 여성은 꼼짝하지 않고 있다. 이 영상은 부산 반여농산물도매시장 주차장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1일 인스타그램에 이같은 영사을 올리며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당시 단체 주문이 있어 농산물시장에 장을 보러 갔다가 주차 자리가 없어 몇 차례 주변을 빙빙 돌았다. 그러다 빈자리를 발견하고 주차 하려는데 영상 속 여성이 뛰어들어와 A씨의 차를 막았다고 한다. 이어 여성은 그 자리에 누웠고, 결국 차를 대려고 하던 A씨와 시비가 붙은 것이다.

A씨는 “차를 대야 하니 나와달라고 하니까, (여성이) ‘내가 먼저 와 옆에서 기다렸다. 남편 올 때까지는 못 나온다’며 그대로 누워버렸다”고 했다. A씨가 “전세 냈냐”고 말하자, 이 여성도 “그래, 그러니 안 비킨다”면서 맞받았다고 한다.

A씨는 이어 “말이 안 통해서 경적을 울리다 결국은 내가 비켰다”며 “주변 상인들이 나와 ‘아주머니 나오시라. 도대체 왜 그러시냐’고 거들었지만 통하지 않았다”고 했다. A씨는 뒤에 주차하려고 기다리는 차들이 있어 결국 주차를 멈추고 돌아갔다고 한다.

인파가 몰리는 관광지 등에선 주차장 자리 맡기를 두고 종종 시비가 붙고는 한다. 2020년 11월에는 강원 원주의 한 유원지 주차장에서 중학생과 30대 운전자가 빈자리를 두고 다투다 법정까지 간 경우가 있었다.

이 중학생은 “(부모님 차량이) 주차하기 위해 자리를 맡아둔 것”이라며 승용차 앞을 가로막고 비켜주지 않았다. 이에 30대 운전자는 자신의 승용차를 전진하다 앞 범퍼로 중학생의 무릎에 충격을 가했다가 재판에 넘겨져 벌금 300만원 형을 선고 받았다.

운전자는 지난해 12월 춘천지법 제1형사부(김청미 부장판사)에서 열린 특수폭행 혐의 재판에서 “고의가 없었다. 비어있는 주차구역으로 차량을 움직였는데 피해자가 이를 막기 위해 갑자기 달려들어 접촉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비록 피고인이 빠른 속도로 운전하지는 않았으나 위험한 물건인 자동차를 이용해 피해자에게 위해를 가했다”며 “폭력의 정도가 가벼운 편이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 다소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르게 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이 판결에 불복한 피고인은 항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