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타워] 지상파 드라마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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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65.8%, 사랑이 뭐길래 64.9%, 모래시계 64.5% 1990년대 TV 드라마 최고 시청률이다.
요즘 지상파 드라마의 시청률은 어떤가.
2012년 선보인 첫 시리즈인 '응답하라 1997'은 최고 9.5% 시청률로, 지상파 중심의 TV 시장 상황에서 케이블 드라마로서는 기대를 뛰어넘는 흥행 성적을 보였다.
지금 추세라면 다음 10년 뒤엔 지상파 드라마의 시청률이 10%대 또는 그 이하가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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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65.8%, 사랑이 뭐길래 64.9%, 모래시계 64.5%… 1990년대 TV 드라마 최고 시청률이다. 지금은 상상하기 힘든 지상파 3사의 ‘국민 드라마’ 방영 시간이면 길거리에선 사람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요즘 지상파 드라마의 시청률은 어떤가. 최근 종영한 KBS 주말 드라마 ‘삼남매가 용감하게’의 최고 시청률은 28%, KBS의 일일 드라마 ‘내 눈에 콩깍지’의 최고 시청률은 19.6%다. KBS 일일 드라마의 시청률은 2000년대 초반 40%대에서, 2010년대엔 30∼20%, 2020년대엔 20∼10%로 뚝뚝 떨어지고 있다.
OTT 드라마에 선혈이 낭자하고, 담배 피우는 장면이 버젓이 나오는 등 자극적이라는 비판이 있다. 사실이다. 그럼 지상파 드라마는 건전한가. 그렇게 말하기 어렵다. 담배도 피우지 않고 목이 날아가는 일도 없지만, 대신 출생의 비밀, 혼외 관계, 기억 상실, 범죄 은폐 등의 코드는 지금도 대부분의 드라마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고, 시청자의 정신을 갉아먹는다.
KBS 일일드라마 ‘으라차차 내 인생’의 후속작인 ‘내 눈에 콩깍지’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사고로 남편을 잃고 홀로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등장하고, 재벌가의 ‘도련님’은 이 여자를 사랑한다. 게다가 사고엔 도련님의 집안사람이 연루돼 있는 등 전작을 답습한다. 극본을 같은 사람이 썼나 싶을 정도다.
주말드라마는 어떤가. 최근 종영한 ‘삼남매가 용감하게’는 모이기만 하면 카레를 먹고, 똑같은 건강 음료를 마시고, 집안이 풍비박산 날 판에 뜬금없이 가족들이 단체로 피로를 풀기 위해 안마를 받으러 간다. 엄마는 아이를 버리기 일쑤고, 자식은 복수와 돈벌이의 수단으로 이용된다. 역시나 기억 상실은 약방의 감초다. 이걸 건전한 가족 드라마라고 할 수 있을까. 건전은 제쳐놓고 유전자 검사에만 두 달이 넘게 걸리는, 억지스럽고 지지부진한 전개는 시청자를 농락하는 것이란 비판이 나왔다.
요즘 지상파 드라마 관련 온라인 게시판에는 비난의 댓글이 쇄도한다. 막강한 글로벌 OTT의 자본력 앞에 이제는 방법이 없다고, ‘막장도 장르’라고 자조하는 목소리도 있다. 적은 제작비로 외주 위주의 드라마를 제작해온 관행의 원죄는 누구에게 있단 말인가. 지금 추세라면 다음 10년 뒤엔 지상파 드라마의 시청률이 10%대 또는 그 이하가 될지 모른다.
지상파에도 욕하면서도 보는 드라마가 아닌 진짜 웰메이드 드라마가 필요하다. 드라마가 방송 시간표 구색 맞추기용이 되는 일이 없도록, 모두가 방송 시간을 기다리는 그런 드라마가 다시 나오길 바라본다.
엄형준 문화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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