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총리-노조 대표, 연금개혁 노정대화 '빈손'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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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트 보른 프랑스 총리가 정년 연장을 골자로 추진하는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노동조합 수장들과 5일(현지시간) 회동했으나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났다.
보른 총리는 이날 총리실에서 프랑스 주요 8개 노조가 지난 1월 시위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노조 대표들을 만나 대화했지만,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 채 회의를 마쳤다고 AFP·AP 통신 등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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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또 반대시위 …개선문 꼭대기에 "64세, 안 된다" 현수막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엘리자베트 보른 프랑스 총리가 정년 연장을 골자로 추진하는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노동조합 수장들과 5일(현지시간) 회동했으나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났다.
보른 총리는 이날 총리실에서 프랑스 주요 8개 노조가 지난 1월 시위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노조 대표들을 만나 대화했지만,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 채 회의를 마쳤다고 AFP·AP 통신 등이 전했다.
총리실 측에서는 애초 이날 회의가 3시간 정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보른 총리의 일정을 비워놨는데, 노조 측이 보른 총리를 대면한 지 55분 만에 회의장을 박차고 나왔다고 BFM 방송이 보도했다.
보른 총리는 연금 제도를 흑자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번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노조는 정부에 법안 철회를 촉구하며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서로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 좌파 성향의 노동총동맹(CGT)을 이끄는 소피 비네 사무총장은 "쓸모없는 회의였다"며 "우리 앞에 있는 정부가 과격하고, 완고하며, 단절된 정부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온건 성향의 민주노동연맹(CFDT)을 대표하는 로랑 베르제 사무총장은 "심각한 민주주의의 위기를 겪고 있다"며 이달 6일로 예정된 연금 개혁 반대 시위에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했다.
이날 대화는 "실패"였다고 규정한 노조의 박한 평가와 달리 보른 총리는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을 수 있었던 기회"였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보른 총리는 그러면서 노조와 정부가 은퇴 연령을 둘러싸고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지만 "노사 대표와 같은 사회 파트너 없이 앞으로 나아갈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가 지난 1월 연금 개혁 법안을 발표한 이후 노동계는 12년 만에 연합 전선을 구축해 파업과 시위를 이어오고 있으며 다음날인 6일 제11차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정년을 연장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어 재선에 성공했지만, 두 달 뒤 치른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여당이 하원을 장악하지 못했다.
여당의 단독 입법이 불가능한 여소야대 구조 속에서 연금 개혁 법안이 부결될 가능성이 커지자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하원 표결을 생략하는 헌법 제49조 3항을 사용했다.
이를 계기로 연금 개혁에 대한 불만이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불만으로 번졌고, 두 달 동안 비교적 평화롭게 진행했던 시위 분위기가 다소 과격해졌다.
우여곡절 끝에 입법 절차를 마무리한 연금 개혁 법안은 헌법위원회의 위헌 여부 심사를 통과하면 법률로 승인된다.
한국 헌법재판소 격인 헌법위원회는 이달 14일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의회에서 논의 중이라는 이유로 노조 측과 대화를 거부해온 마크롱 대통령은 헌법위원회가 결과를 발표하고 나서 노조 대표들과 만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일부 노조원들은 이날 파리 중심부에 있는 개선문 꼭대기에 "64세, 안 된다"고 적은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가 경찰이 출동한 이후 철거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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