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상’ 제정 이후 역대 최연소 수상자 탄생

호암재단, 29세 조성진 피아니스트 등 분야별 5명 선정

임지순 석학교수, 최경신 교수, 선양국 석좌교수, 마샤 헤이기스 교수, 조성진 피아니스트

‘2023 삼성호암상 수상자’에 여성 과학자 2명이 선정됐다. 예술 부문에서는 역대 최연소인 29세 수상자가 나왔다.

호암재단은 ‘2023 삼성호암상 수상자’로 과학상 물리·수학 부문에 임지순 포스텍 석학교수(72), 과학상 화학·생명과학 부문 최경신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54), 공학상 선양국 한양대 석좌교수(62), 의학상 마샤 헤이기스 미국 하버드의대 교수(49), 예술상 조성진 피아니스트(29), 사회봉사상에 사단법인 글로벌케어를 선정했다고 5일 밝혔다.

눈에 띄는 점은 여성 과학자들의 약진이다. 최 교수는 에너지 과학 분야의 세계적 리더이다. 그가 개발한 다양한 전극물질은 나무껍질 같은 유기성 폐자원을 친환경 에너지로 바꾸고, 폐수를 정화하는 데 활용한다. 한국계 미국인인 헤이기스 교수는 암세포가 암모니아를 영양분으로 재활용함으로써 증식을 가속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내 암 치료법 개발에 새 지평을 열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씨는 2015년 한국인 최초로 쇼팽 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우승한 이후 베를린필,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 등과 협연해온 현대 클래식 음악계의 젊은 거장으로 꼽힌다. 임 교수는 고체물질 형성에 필요한 총에너지를 정확히 계산할 수 있는 혁신적 방법을 고안해 ‘계산재료 물리학’ 분야를 새롭게 개척했다. 또 선 교수는 리튬이온 전지 양극재 연구를 통해 전지의 안정성과 수명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삼성은 기초과학 분야 지원을 확대하자는 이재용 회장의 제안에 따라 기존 1명에게 주던 호암 과학상을 2021년부터 2개 부문으로 확대했다.

글로벌케어는 1997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국제보건의료 비정부기구(NGO)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해 18개국의 재난 현장에 긴급 의료팀을 파견했다.

호암재단은 1991년부터 삼성호암상을 통해 학술·예술, 사회 발전, 인류 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개인이나 단체를 포상해왔다. 올해까지 총 170명에게 325억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부문별로 상장과 메달, 상금 3억원이 주어진다. 시상식은 6월1일 열린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