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인데 살려주세요" 비 오는 날 6m 우물 빠진 70대...15시간 만에 구조
[앵커]
새벽 운동을 나갔다가 우물에 빠진 70대 남성이 15시간의 수색 끝에 구조됐습니다.
인적이 드문 곳에 있는 버려진 우물이었고, 비까지 내려 조금 더 늦어졌다면 생명이 위태로운 순간이었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김근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캄캄한 밤, 돌을 층층이 쌓아 만들어진 깊은 우물 아래.
한 남성이 몸을 웅크린 채 앉아있습니다.
이른 새벽, 산책을 나와 주변을 걷다 6m 깊이 우물에 빠진 79살 A 씨입니다.
A 씨가 발견된 건 저녁 8시쯤.
15시간 넘게 우물에 갇혀 있다가 구사일생으로 구조됐습니다.
[도상용 / 대구 방촌동 : 옛날에 이 우물을 동네 사람들이 많이 사용했는데, 수도가 생기고 난 뒤에 잘 활용을 안 하고…. 그 위에 (판자 등을) 덮어 놨는데, 아무래도 잘 못 보고 빠진 거 같아요.]
A 씨는 우물에 빠진 직후 119에 구조를 요청했지만, 정확한 위치를 알리기 전에 휴대전화가 방전돼 꺼져버렸습니다.
소방이 가진 정보는 동굴인데 물이 깊다는 것, 그리고 공군 숙소 주변 두릅 밭이라는 내용뿐이었습니다.
곧장 경찰에 협조를 요청해 수색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과수원 구석, 그것도 오래 쓰지 않아 오가는 사람도 없는 버려진 우물인 탓에 수색이 쉽지 않았습니다.
A 씨가 빠졌던 우물입니다.
주변에는 잡풀이 무성하고, 천막도 덮여있어 발견이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경찰은 '밭 한가운데 동굴'이라는 신고를 두고 고민한 끝에, 동굴 대신 우물을 샅샅이 수색해 15시간 만에 A 씨를 찾았습니다.
[김형수 / 대구 동부경찰서 형사과장 : 시간상으로 어딘가에 빠져 있다고 해도 아직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저녁부터 비가 많이 올 수 있는 그런 상황이고 해서, 좀 더 위험해지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야간에도 기동대 경력을 투입하고….]
A 씨는 비가 내린 날씨에 저체온 증상을 보였지만, 다행히 건강에 큰 이상이 없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습니다.
YTN 김근우입니다.
YTN 김근우 (gnukim052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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