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녀’ 딱지 뗀 찰스 3세 부인…대관식 초청장서 온전한 ‘왕비’ 칭호

이전까지 ‘왕의 배우자’란 의미의 영문 호칭 붙여와
엘리자베스 2세, 생전에 ‘왕비 인정 바란다’ 언급도

영국 왕실은 4일(현지시간)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 초청장과 함께 최근 런던 버킹엄궁의 오찬장인 블루 드로잉 룸(Blue Drawing Room)에서 촬영한 찰스 3세 국왕과 부인 커밀라 왕비의 사진을 공개했다. 영국 왕실 홈페이지 캡처

내달 6일 영국의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이 열릴 예정인 가운데 영국 왕실이 부인 커밀라를 ‘왕비’로 적시한 초청장을 공개해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커밀라 왕비는 ‘불륜녀’라는 세간의 이미지와 왕실 내 호칭이 따라다녔던 만큼 이번 대관식을 계기로 영국 왕실의 공식 왕비 인증을 받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 왕실은 4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5월 6일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날짜와 장소가 명시된 찰스 3세의 대관식 초청장을 공식 공개했다. 이번 초청장에는 ‘커밀라 왕비’(Queen Camilla)라는 공식 칭호가 처음으로 사용됐다.

찰스 3세의 두 번째 부인인 커밀라 왕비는 첫 번째 부인이었던 다이애나비 생전에 찰스 3세와 내연 관계를 맺어 왔으며, 다이애나가 사망한 지 8년이 지난 2005년 4월 당시 왕세자였던 찰스 3세와 결혼했다. 이에 그동안 ‘불륜녀’라는 한계를 지적하듯 왕실은 그를 ‘왕세자빈’(Princess of Wales)이라는 호칭 대신 ‘콘월 공작 부인’(Duchess of Cornwall)으로 호칭했다. 지난해 9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 후 왕실은 그의 칭호를 왕의 배우자란 의미의 ‘왕비’(Queen Consort)로 격상했다. 그러나 이 역시 왕비 그 자체라는 의미는 아니었다.

영국 왕실이 4일(현지시간) 공개한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 초청장. 찰스 3세의 이름 옆에 왕비 커밀라(QUEEN CAMILLA)라는 명칭이 표기돼 있다. 영국 왕실 홈페이지 캡처

이에 앞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지난해 2월 즉위 70주년 기념 성명에서 찰스 왕세자가 왕위에 오르면 부인 커밀라를 왕비로 인정하길 바란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왕실 소식통은 엘리자베스 2세 작고 직후에는 ‘여왕’(QUEEN)과 구별되는 칭호를 사용하기 위해 커밀라에게 왕비(Queen Consort)라는 칭호를 부여했으나, 일정 시간이 지난 만큼 대관식을 계기로 커밀라 왕비(Queen Camilla)라는 새로운 칭호를 사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4일(현지시간) 현재 영국 찰스 3세 국왕의 부인 커밀라에 대해 소개하는 왕실 홈페이지의 코너에 온전한 의미의 ‘왕비’ 표기가 아닌 ‘왕의 배우자’(Queen Consort)라는 의미의 ‘왕비’ 표기가 붙어 있다. 영국 왕실 홈페이지 캡처

다만 아직 왕실 홈페이지 곳곳에는 커밀라 왕비에 대해 이전의 명칭인 ‘Queen Consort’라는 표기가 남아 있다. 실제로 이번 대관식 초대장 공개 소식과 함께 국왕 부부의 새로운 사진을 알리는 게시물에도 왕실은 ‘A new photograph of The King and The Queen Consort’라는 제목을 달았다. 또 커밀라는 소개하는 코너에도 여전히 그에 대해 ‘Queen Consort’라고 표기하고 있었다. 그러나 커밀라 왕비에 대한 홈페이지 등에서의 공식 표기는 대관식 이후 모두 ‘Queen Camilla’로 수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