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병원비 10% 인하…부가세 면제, 이르면 연말 시행

윤 대통령 ‘공약’…예방접종·중성화 수술 외 입원비까지 면세 확대 검토

정부가 수의사의 반려동물 진료 용역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올해 말부터 동물병원 진료비 부담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기재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등 부처는 반려동물 진료비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면제하기 위한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현재 반려동물 진료비에는 10%의 부가가치세가 붙는데, 면제되면 그만큼 진료 비용이 낮아진다.

현행 부가가치세법에는 수의사의 용역 중 시행령으로 정한 것은 면세한다는 규정이 있다. 반려동물의 예방접종이나 중성화 수술, 병리 검사 등은 지금도 면세 대상에 포함돼 있다. 정부는 이 범위를 반려동물의 진찰료나 입원비 등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동물 진료 용역의 경우 현행 시행령은 장애인 보조견과 축산물위생관리법상 가축, 수산생물질병관리법상 수산동물 등에만 면세를 적용토록 하고 있다.

부가가치세 면세 대상 확대는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개정 사항이어서 국회를 거치지 않고도 정부 자체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시행령 개정은 농식품부가 반려동물 진료비 조사 및 진료 항목 표준화 작업을 거쳐 상반기 중으로 구체적인 면세 범위를 확정하면 기재부가 이를 검토해 면세 범위를 확대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시행령 개정 시기는 이르면 올해 연말, 늦어도 내년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려동물 진료비 부가가치세 면제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과제 중 하나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반려동물 진료 항목 표준화와 표준 수가제 도입, 진료비 부가가치세 면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최근 반려동물 인구가 늘어난 것도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월 농식품부가 발표한 ‘2022년 동물보호 국민 의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4명 중 1명(25.4%)은 강아지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물 1마리를 기르는 데 드는 비용은 병원비를 포함해 월 15만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3만원가량 늘어난 수치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