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 디자이너 꿈 안고 영국 유학까지 다녀왔는데...”

지홍구 기자(gigu@mk.co.kr) 2023. 4. 5.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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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교 보행로 붕괴로 숨진 40대 여성 유족 비통
3년 전 미용실 창업...매일 정자교 이용해 출퇴근
유족 “양호 판정 다리 무너져...강력 처벌 원한다”
분당 정자교 보행로 붕괴 현장 [사진 제공 = 경기소방재난본부]
경기도 성남시 분당 정자교 보행로 붕괴 사고로 숨진 40대 여성 A씨는 정자역 인근에서 운영하던 자신의 미용실로 출근을 하던 중 변을 당했다.

20년 경력의 미용사인 A씨는 서울 강남 헤어숍에서 일을 하다 자신의 가게를 차리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3년 전 창업했다.

5일 오후 A씨 빈소가 마련된 분당차병원 장례식장에서 A씨 동생 B씨는 “출근길에 다리가 무너져 누나가 사고로 죽었다는 말이 믿기지 않아 뉴스를 보기 전까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고 비통해 했다.

B씨에 따르면 무너진 정자교 보행로는 A씨가 매일 이용하던 출퇴근 길이었다. 이날도 예약 손님을 받기 위해 다리를 지나던 길이었다.

B씨는 “누나는 헤어 디자이너의 꿈을 안고 영국으로 유학까지 다녀올 정도로 자신이 하는 일에 진심이었다”면서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기 위해 정자동에 홀로 살며 3년간 가게를 꾸려왔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말 성남시 정기안전점검에서 ‘양호(B등급)’ 판정을 받은 교량의 보행로가 맥없이 무너진 데 대한 책임론을 제기했다. B씨는 “최근 진단에서 ‘양호’ 판정받은 다리가 무너진 것은 관리 소홀을 의심할 수밖에 없고 그런 것을 못 챙긴 부분에 대해선 강력한 처벌을 바란다”면서 “만약 거기에 누나가 아니라 학생 등 많은 인원이 있었다면 훨씬 심각한 사고가 됐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성남이 지역구인 국민의힘 이기인 경기도의원은 “보통 교량에는 하중 저감 장치인 캔틸레버를 별도로 마련해 하중을 분산시킨다”면서 “30년 전 시공된 교량에 이런 장치들이 마련돼 있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장마 때문에 범람이 반복되면서 구조 안정성이 취약해졌을 수 있다”면서 “이러한 문제들을 안전진단 과정에서 제대로 잡아내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안전 진단에 부실 요소는 없었는지, 다른 교량에는 문제가 없는지 성남시와 경기도에 전수조사를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고는 이날 오전 9시 45분께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서 탄천을 가로지르는 교량인 정자교의 한쪽 보행로가 무너져 내리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A씨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졌고, 30대 남성 1명이 허리 등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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