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 피해 유럽행 보트 탄 시리아 난민, 독일 정착 8년 만에 소도시 ‘시장’ 됐다
시리아 내전을 피해 독일로 이주한 난민이 정착 8년 만에 소도시의 시장에 당선됐다.
4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2015년 고향을 떠난 리얀 알셰블(29·사진)은 지난 2일 실시된 독일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소도시 오스텔스하임 시장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주민이 2500명인 오스텔스하임 시장 선거에서 알셰블은 두 명의 후보들을 제쳤다. 알셰블은 “오스텔스하임은 독일 전체에 관대함과 세계 시민주의의 모범을 보여줬다”고 당선 소감을 전했다.
1994년 시리아 남서부 수와이다에서 태어난 알셰블은 내전이 발발하자 21세가 되던 2015년 대학을 그만두고 유럽행 보트에 몸을 실었다. 튀르키예를 거쳐 난민들의 ‘유럽행 관문’인 그리스 레스보스섬에 도착한 그는 이후 앙겔라 메르켈 당시 독일 총리가 채택한 이민자 수용 정책으로 독일에 정착했다.
알셰블은 독일 정착 후 오스텔스하임 인근 소도시 알트헹슈테트 시청에서 7년간 일하며 시민권을 얻었고, 녹색당 당원으로도 활동했다. 공공서비스에 대한 디지털 접근권과 유연한 보육, 환경보호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시리아 난민 출신이라는 이유로 적대적인 댓글도 일부 달렸지만 “선거운동은 대체로 긍정적인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주민 아네트 케크는 지역방송 SWR에 “동화 같은 일이 현실이 됐다”며 “적임자가 우리의 시장이 됐다”고 말했다.
바덴뷔르템베르크주의 만네 루차 통합부 장관은 “알셰블의 당선은 다양성이 우리 지역의 자연스러운 일부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그의 승리가 이주 역사를 지닌 더 많은 사람들이 공직에 진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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