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소리 떠든 놈 색출” 당 기강잡기 나선 김기현
‘이준석표 평가 폐지’ 오보 나오자
金 “어디다 대고 함부로 작문하나”
오늘 최고위서 강력조치 내놓을듯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당 기강 잡기에 나섰다. 최근 일부 최고위원의 설화(舌禍)와 소속 지자체장의 일탈, 자신의 뜻과 다른 언론 보도 등이 계기가 됐다. 김 대표 취임 이후 당 지지율이 하락세인 것도 문제인데, 일부 인사들 때문에 당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커지자 더는 묵과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 대표는 6일 최고위원 회의에서도 “언행에 각별히 유의하라”는 공개 경고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가 총선 공천을 위한 인재 영입과 총선 물갈이를 위한 토대 마련에 직접 나서며 리더십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5일 ‘이준석 전 대표가 도입한 PPAT(공직 후보자 기초자격평가)를 폐기할 것’이라는 내용의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내가 한 말도 아니고 어디서 뭘 들었는지 모르겠는데 헛소리를 떠드는 놈이 누군지 색출하라고 지시했다”며 “엄정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디다 대고 함부로 작문하고 있느냐”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PPAT 폐기는 김 대표의 뜻이 아닐뿐더러 지금 시점에 굳이 이준석 전 대표를 소환해 존재감을 키워줄 이유도 없지 않으냐”며 “당대표 취임 한 달도 안 됐는데, 내부에서 자꾸 논란과 혼선이 이어지니 김 대표 입장에선 자기에 대해 훼방을 놓으려 한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 대표는 김재원 최고위원이 한 달 사이 세 차례 설화를 일으키고, 당 소속 지자체장들이 산불 발생에도 골프와 음주를 한 데 대해 주변에 “기가 막힌다” “매우 엄중하게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강력한 경각심이 필요한 때”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전날 김재원 최고위원이 ‘4·3 기념일은 조금 격이 낮은 기념일’이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자 “당대표로서 국민 정서에 어긋나는 언행에 대해서는 응분의 책임을 묻고 당의 기강을 바로 세워나갈 것”이라고 했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지난달 ‘5·18 정신을 헌법에 수록할 수 없다’ ‘전광훈 목사가 우파 천하통일했다’ 등의 발언으로 두 차례 물의를 빚었다. 국민의힘 소속 김진태 강원지사는 지난달 31일 홍천에 산불 진화 작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골프 연습장에서 골프를 쳤고, 김영환 충북지사는 지난달 30일 제천에서 난 산불이 완전히 진화되지 않았는데도 술자리에 참석해 논란이 됐다.
정치권에서는 “김 대표가 당 기강 잡기를 통해 독자적인 리더십 구축을 시도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한 친윤계 의원은 “김 대표는 당대표에 당선되기까지 친윤 주류의 도움을 받은 탓에 리더십이 다소 취약한 측면이 있다”며 “당내 구성원들이 부적절한 언행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일벌백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김 대표의 기반이 좀 더 확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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