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취자’ 신고 다시 증가…주취자 응급의료센터 유명무실
[KBS 부산] [앵커]
코로나19에서도 서서히 벗어나고 있고, 날씨도 따뜻해지자, 요즘 모임이 부쩍 늘고 있는데요,
술자리가 느는 만큼 경찰에는 '주취자' 관련 신고도 덩달아 늘고 있습니다.
이런 주취자를 위한 응급의료센터가 지난해 문을 열었지만, 제대로 운영이 안 되고 있다는데요,
어떤 이유 때문인지, 이준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령이 떨어지자 급히 출동하는 경찰관.
만취자가 거리에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들어온 겁니다.
경찰이 만취한 시민을 경찰차에 태운 뒤 신원을 확인하지만,
[경찰관 : "집 주소, 집 주소 한 번 불러 보시겠습니까? 신분증 있으세요, 신분증?"]
의사 소통이 쉽지 않습니다.
건강 상태를 살피는 것도 경찰관 몫입니다.
[경찰관 : "토할 것 같으면 말씀해주세요. 어디 아픈 데 없으시죠? 괜찮으시죠?"]
주취자 신고를 처리하느라 범죄, 민원 대응에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최용환/연일지구대 1팀장 : "만취하다 보니까 보호자에게 연락 안 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그렇다 보면 현장에서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되고, 정작 급한 신고에는 또 출동이 어려운 상황이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부산 경찰에 접수된 주취 관련 신고는 2019년 8만 천여 건이었다, 2020년, 21년에는 크게 줄더니 지난해부터 다시 늘었습니다.
경찰은 경찰직무집행법에 따라 주취자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응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의료지식이 부족한 경찰이 그 징후를 파악하는 건 어렵습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게 '주취자 응급의료센터'.
지난해 8월, 부산에도 문을 열었습니다.
[오부걸/부산경찰청 생활질서계장 : "의료적 개입이 필요한 만취자를 진료할 수 있도록 응급의료센터를 만들고, 경찰관이 상주함으로써 의사가 진료를 보고 경찰이 보호하는 그런 체계를 만든 것입니다."]
문제는 센터가 제구실을 못 하고 있다는 겁니다.
응급실 환자에다 주취자 진료까지 전담하게 되자, 의료진이 버티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형민/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 : "(주취자의 경우) 어디를 어떻게 다쳤는지 또 어떻게 아픈지 이런 것들이 이제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협조적이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인 비음주 환자에 비해서 훨씬 더 많이 힘이 듭니다."]
주취자 응급센터가 있는 부산의료원의 경우 응급실 의사가 5명에서 현재 2명으로 줄어 주취자를 맡을 여력조차 없는 상황.
이렇다 보니 전국 11개 시도 19개 센터 가운데, 하루 평균 이용자는 부산이 0.3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적습니다.
주취자 응급 대처를 위한 의료센터가 문을 연 지 여덟 달째.
하지만 여전히 주취자를 방치했다 숨지는 등 문제가 계속 이어지자, 경찰청은 다시 한번 대응 지침 마련에 나섰습니다.
KBS 뉴스 이준석입니다.
이준석 기자 (alleyl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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