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음주는 건강에 이롭다? “하루 2잔 이상 사망 위험 높여”

NYT, 加 물질사용硏 논문 보도

“한두 잔은 오히려 건강에 좋대.” 술자리에서 심심찮게 들렸던 말이다. 이런 말은 이제 더 하면 안 될 것 같다. 적당한 음주가 건강에 이롭다는 주장이 낭설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4일(현지시간) 캐나다 빅토리아대 화학물질 사용 연구소(CISUR)가 지난달 국제학술지 ‘JAMA네트워크오픈’에 발표한 논문을 인용해 2잔 미만의 음주가 사망 위험을 낮춘다는 통계는 유의미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논문은 1980년부터 2021년 7월까지 약 480만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음주와 사망률에 관한 연구 107개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지금까지의 연구는 방법론적으로 상당한 결함이 있어 소량의 음주와 낮은 사망률 사이의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적당한 음주를 즐기는 사람은 부유층일 가능성이 높고 이들은 건강한 식습관을 갖고 있어 음주로 인한 사망률이 낮은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주자 선정에도 오류가 있었다. 대부분 건강상 술을 잠시 끊은 사람들이었는데 이들은 장애가 있거나 소득 수준이 낮을 가능성이 더 컸다.

논문은 “건강이 좋지 않아 금주하는 사람과 계속 음주하는 사람들을 비교하면 음주자들이 오히려 더 건강해 보이고 사망률이 낮은 것처럼 보인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여성은 하루 2잔 이상, 남성은 하루 3잔 이상 마실 때 사망 위험이 많이 증가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여성은 음주량이 많을수록 남성보다 위험 증가가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적당한 음주가 좋다는 주장은 생물학자 레이몬드 펄이 1924년 발표한 ‘J자형 곡선’을 근거로 꾸준히 제기됐다. 알코올과 심혈관질환 사이에 J곡선이 관찰되는데 이는 알파벳 J 모양처럼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조금씩 마시는 사람의 사망률이 더 낮아지다가 음주량이 많아지면 사망률이 심하게 증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술은 적게 먹어도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이 계속해서 발표되고 있다. 항산화 성분이 들어 있어 건강에 좋다는 와인이 유방암, 식도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도 나왔다.

이예림 기자 yea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