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엄마로…울고 웃는 세월호 다큐 ‘장기자랑’
[앵커]
세월호 참사 9주기를 앞두고, 조금 특별한 영화 한 편이 개봉했습니다.
참사 이듬해부터 꾸준히 연극 무대에 오르는 세월호 희생자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인데요.
강푸른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울고, 화내고, 호소하고... '피해자'를 담는 익숙한 장면들.
다큐멘터리 영화 '장기자랑'은 그런 틀 안에 가족들을 가두지 않습니다.
[이미경/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 : "'엄마가 애 보내고 나서 뭐가 그렇게 좋아가지고 저렇게 하면서 살 수 있지?'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그냥 나는 더 멋지게 살고 싶을 때도 있어요."]
'세월호', 그리고 '유가족'.
단 두 단어로 떠올리는 고정관념에, 밝고 따뜻한 시선으로 맞섭니다.
[이소현/영화 '장기자랑' 감독 : "참사피해자가 아니라 우리 옆에 있는 이웃으로, 흔히 볼 수 있는 내 친구같은 그런 느낌으로 이제 어머니들을 소개하고 싶었었는데..."]
엉겁결에 시작한 연극이지만, 한번 빠져드니 연습 삼매경.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근데 너, 와줬구나?"]
연기 욕심에 배역 다툼까지.
무대 아래 어머니들의 우여곡절을 유쾌하게 담았습니다.
[이미경/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 : "욕심이 되게 많아요, 제가. 하나도 지는 걸 전 싫어해요."]
[박유신/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 : "노래 그정도 못하는 사람이 어딨어요, 다."]
연극을 거듭하며, 잊고 살던 엄마의 꿈은 어느새 아이의 꿈과 이어집니다.
["우리 예진이가 뮤지컬 배우 되는 게 꿈이었거든요. 루피라고 있어요. 우리 아들이 정말 좋아했던 만화영화 '원피스'에 나오는 루피."]
다 안다고 생각했지만, 처음 만나는 세월호 희생자들의 세계에 관객도 발을 들입니다.
[박유신/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 : "우리 아이들 너무 아프게만 기억하지 마시고, 너무 맑았고 깨끗했고 '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변화를 시켰다' 이렇게 생각해주셨으면 좋겠고요."]
강푸른 기자 (strongbl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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