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안 하면 그만?…가축 분뇨 전자 관리 ‘허술’
[KBS 전주] [앵커]
수질을 떨어뜨리고, 악취의 원인이 되고 있는 가축 분뇨 불법 투기를 막기 위해 정부가 4년 전 '전자인계관리시스템'을 도입했는데요.
허점이 많아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윤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톤 화물차가 인적이 드문 곳에 멈춰 섭니다.
잠복하던 공무원과 경찰이 나타나 운전자를 붙잡습니다.
농장을 운영하면서 20톤에 가까운 돼지 분뇨를 농수로에 몰래 버려온 겁니다.
정부는 가축 분뇨 무단투기를 막기 위해 2019년 전자인계관리시스템을 도입하고, 농장부터 운반 차량, 처리업체까지 각각 주고받은 분뇨량을 기록하게 했지만,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던 걸까?
해당 농장 주인은 2020년부터 돼지 5백 마리를 키우면서 분뇨 배출량을 제대로 입력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진성재/익산시 자연생태계장 : "가축 분뇨 전자인계시스템 자체를 거의 지금 입력을 안 한 것으로 봐서는 그동안 가축 분뇨를 계속 불법적으로 투기한 것으로 지금 저희는 판단하고 있거든요."]
무단 투기를 충분히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담당 기관은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수년간 걸러내지 못했습니다.
전라북도는 '입력 안 하면 그만'인 전자 관리 시스템의 문제점을 확인한 뒤 환경부에 개선을 요청했습니다.
배출량이 없거나 가축 수보다 분뇨 배출량이 적은 농가를 정기적으로 지자체에 알려주고, 전자 관리 시스템에 입력하지 않았을 때 처벌도 강화해달라고 건의했습니다.
[최재현/전라북도 새만금수질개선과장 : "과태료를 1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확대하는 것으로 해서 환경부에 관련 법 개정을 건의했습니다."]
전라북도는 가축 분뇨를 무단으로 버리는 농가뿐 아니라 위치추적 장치를 끄고 다니는 운반 차량도 적발하고 무단 투기가 의심되는 농가와 운반 차량 190개를 추려 다음 달 말까지 현장 점검을 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서윤덕입니다.
서윤덕 기자 (duc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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