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언 릴레이…속 뒤집는 여당 최고위원들
비윤계 “먹방 정치할 거면 쯔양을 당대표로” 비판 쏟아내
지난달 8일 전당대회를 통해 구성된 새 여당 지도부가 일부 최고위원들의 잇단 설화로 흔들리고 있다.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5일 “남아도는 쌀 문제가 가슴 아픈 현실인데, ‘밥 한 공기 다 비우기’에 대해서도 논의를 해야 한다”면서 “여성분들은 다이어트를 위해서 밥을 잘 먹지 않는 분들이 많은데, 다른 식품과 비교해서는 (쌀이) 오히려 칼로리가 낮다”고 말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전광훈 목사 우파 천하통일’ ‘4·3은 격이 낮은 기념일’ 발언으로 논란이 되자 전날 공개 활동을 중단했다.
당 민생특별위원회 ‘민생119’의 위원장을 맡은 조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관련해 남아도는 쌀 문제를 해결할 대책이 있느냐는 물음에 “양곡관리법은 초과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매입하게 하는 내용인데 이게 과연 농업의 미래와 관련이 있느냐”며 “다른 식품과 비교해서는 (쌀이) 오히려 칼로리가 낮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조 최고위원은 자신의 발언을 두고 논란이 확산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15년 성남시장 시절 쌀 피자 만들기 등 쌀 소비 촉진 캠페인을 펼친 일이 있다”며 “민생119 회의에서 나온 몇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발언의 진의를 왜곡해 선전·선동을 벌이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비윤석열계 인사들은 즉각 비판을 쏟아냈다. 이준석 전 대표는 SNS에 “양곡관리법을 반대하면서 그 대안이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운동을 하자’ ‘밥이 오히려 다른 식품에 비해 칼로리가 낮다는 것을(?) 알리자’라고 한다면 대안 경쟁을 할 수 있겠나”라며 “갈수록 태산”이라고 썼다. 김웅 의원은 SNS에서 “먹방으로 정치할 거면 그냥 쯔양(먹방 유튜버)이 당대표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허은아 의원은 “어제는 김재원 최고위원이 국민 상처를 후벼파더니 오늘은 조수진 최고위원의 실언으로 농민들 억장이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재원 최고위원은 전날 KBS 라디오에서 “4·3 기념일은 이(3·1절, 광복절)보다 조금 격이 낮은 기념일 내지 추모일인데,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은 것을 공격해대는 자세는 맞지 않다”고 했다가, 구설에 휘말렸다. 그는 지난달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주최 예배에 참석해 윤 대통령의 5·18민주화운동 정신 헌법 수록 공약에 대해 “나도 반대한다. 표를 얻으려면 조상 묘도 파는 게 정치인 아니냐”고 말했다. 또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보수단체 ‘북미자유수호연합’ 강연회에 나서 “전 목사께서 우파 진영을 전부 천하통일했다”고 주장했다.
김기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그게(밥 한 공기 비우기) 무슨 대책이 되겠느냐”며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이어야 하는데 본인이 그런 뜻으로 말한 건 아닐 것”이라고 했다. 그는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의 계속되는 설화와 관련해 경고성 발언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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